"대구 세계선수권대회가 전설적인 존재가 되는 첫 단계가 될 것이다".
단거리 육상의 제국 자메이카가 2009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남자 단거리 석권에 도전한다. 자메이카는 2009 대회서 100m, 200m, 400m 계주서 모두 금메달을 싹쓸이한 바 있다.
자메이카에는 100m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우사인 볼트(25)와 무려 80번의 서브 텐(100m를 10초 미만으로 뛰는 것)을 기록한 아사파 파월(29)이 존재한다. 그 때문에 이번 대구 대회서도 자메이카가 남자 단거리 종목을 싹쓸이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뛰어난 선수들이 만큼 그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대표적으로 남자 100m 경쟁으로 '디펜딩 챔피언' 볼트와 이에 도전하는 파월이다.
볼트는 베를린 대회 100m서 9초58로 들어오며 세계 신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명실상부한 100m의 황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성적이 그리 좋지 않다. 이번 시즌 최고 기록이 9.8초대로 생각보다 저조한 것.
반면 파월은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05년 6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세계 기록 보유자였던 파월은 한동안 부진에 빠졌었지만 최근 들어 달라진 것. 파월은 이번 시즌 최고 기록인 9.78을 기록하며 대구 대회 100m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파월은 볼트보다 스타트와 초반 스퍼트에서 우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볼트는 25일 오후 대구 대덕문화전당서 열린 자메이카 육상연맹 기자간담회서 "나는 이번 대회가 부상에서 복귀전이다. 신기록보다는 최고의 상태를 만들기 위해 준비했다"며 "나보고 여유롭다고 하는데 단지 성격일 뿐이다. 사람들을 웃기길 좋아하고 대회를 즐기려고 할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대회다. 이번 대회가 전설적인 존재가 되는 첫 단계가 될 것이다. 첫 단계를 밟아야 두 번째 단계로 갈 수 있다"며 "그래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나를 전설적인 존재라 부르지만 나 스스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래서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볼트는 전설적인 존재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많은 선수들이 세계선수권대회서 기록도 경신하고 했다. 그렇지만 단거리에서 우승을 2회 연속 하기는 힘들다. 그만큼 더 노력해야 전설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그 목표를 세워놓고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2연속 100m와 200m 우승을 내걸었다.
또 볼트는 이번 대회 우승 가능성에 대해 "베를린 대회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그 때보다 뛰어난 선수가 많아졌고, 나 또한 최상의 상태가 아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훈련을 했다"며 "최선을 다하고 집중해서 열심히 경기에 임할 것이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볼트의 100m 우승의 강력한 라이벌 아사파 파월이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불참했다. 이에 자메이카 육상연맹의 그레이스 잭슨 단장은 "테크니컬 미팅을 하고 있다. 테크니컬 리더와 만나야 자세히 알 것 같다"며 파월의 100m 불참 가능성에 대해 열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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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