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민의 베이스볼 다이어리] '2012 드래프트' 9개 구단 1라운드 지명자 총정리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8.25 17: 43

한국 프로야구를 짊어질 95명의 새로운 선수들이 태어났다.
2012 프로야구 드래프트가 오후 2시 잠실 롯데호텔 3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고교졸업 예정자, 대학교 졸업 예정자, 그리고 해외 학교 졸업자까지 포함하면 770여 명의 후보자 가운데 전체 1라운드 1번의 주인공으로 신일고 내야수 하주석(17)이 한화 이글스의 부름을 받았다. 전면 드래프트 후 처음으로 야수가 전체 1번이 됐다.
기존 8개 구단에 9구단 NC 다이노스가 참여하면서 9개 구단이 드래프트를 통해 10라운드까지 진행된 가운데 모든 팀들이 순번을 거리지 않고 전원 지명했다.

그렇다면 9개 구단 1라운드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가장 먼저 한화에 지명된 하주석부터 9번째로 NC에 지명된 박민우까지 자세히 살펴보자.
▲한화 이글스, 신일고 내야수 하주석 지명
가장 먼저 마이크를 든 한화 이글스 임주택 스카우트 팀장은 "한화는 신일고 내야수 하주석을 지명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예상했던 지명이었다.
하주석은 신일고 내야수로 지난 2009년 고교 1학년 때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할 정도로 재능이 뛰어나다. 이 때문에 올 시즌 초부터 메이저리그 15개 이상의 팀들이 스카우트를 보내 하주석을 체크했다. 그러나 7월말 한국에 남기로 최종 결정하고 드래프트에 참여했다.
우투좌타인 하주석은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다. 올해 주로 유격수로 출장한 하주석은 1학년 때는 1루수를, 2학년 때는 2루와 3루를 볼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공수주 3박자를 갖춰 5툴에 가까운 선수로 평가 받고 있는 하주석은 2년 전 이학주, 안치홍, 오지환, 김상수과 비교할 때 이학주 다음 정도의 수준이라는 평가다.
드래프트 직후 하주석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는데 막상 이름이 불리니깐 정말 짜릿했다"면서 "1라운드로 지명해 주셔서 감사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이제 한화 선수가 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어제 밤에 (유)창식이 형이랑 전화통화를 했는데 한화에 꼭 오라고 했다"면서 "같은 팀이 되어서 재미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드래프트장에서 만난 노재덕 한화 단장도 "하주석은 귀중한 선수다. 좋은 선수를 뽑아서 기분이 좋다"면서 "역대 야수 상위 라운드와 비교해 섭섭하지 않은 대우를 할 것"이란 뜻을 나타냈다.
▲넥센 히어로즈, 경남고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 지명
두 번째 차례인 넥센은 경남고 사이드암 투수인 한현희(17)를 지명했다. 올 시즌 노히트노런을 달성하기도 했던 한현희는 2학년 때부터 에이스 역할을 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1km 정도 나온다. 일부 스카우트는 시속 148km까지 확인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현희는 컨트롤이 좋고 변화구 중에서 슬라이더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체인지업도 던지지만 많이 구사하지 않는 편이다. 아직은 힘이 부족해 당장 프로에서 통하긴 힘들겠지만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
▲LG 트윈스, 중앙대 포수 조윤준 지명
LG는 중앙대 포수 조윤준을 1라운드에서 지명했다. 조윤준은 8개구단 스카우트들로부터 모두 좋은 점수를 받았다. 수비가 매우 뛰어난 조윤준은 타격도 견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격 시 배트가 돌아 나오면서 스윙 스피드가 늦다는 지적은 있지만 그래도 또래 선수들 사이에서는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드래프트 후 김진철 LG 운영팀장도 "조윤준은 타격 능력이 뛰어난 포수"라며 "발전 가능성이 커 기대가 된다"며 흐뭇해했다. 현장 분위기 역시 LG가 조윤준을 영입하면서 조인성에 이어 포수 백업 자원을 확보해 성공적인 지명이라는 평가다.
조윤준도 "1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면서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또 "포수인 만큼 타격보다 수비에 더 집중하도록 하겠다. 포수는 수비가 중요하다고 배웠다. 1군에 올라와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뒤 "팬들에게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KIA 타이거즈, 단국대 우완투수 박지훈 지명
KIA는 전체 4번째로 지명 순서에 따라 단국대 우완투수 박지훈을 선택했다. 박지훈은 올 시즌 대학야구에서 노성호와 함께 가장 안정된 피칭을 선보여 1라운드에 지명됐다.
직구 최구구속은 148km까지 나왔고, 슬라이더, 커브, 싱커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그러나 기복이 있고 제구가 아직은 불안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투구 밸런스가 좋아 투수왕국인 KIA에서 조련을 잘 받는다면 믿음직스런 선발 투수로서 성장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롯데 자이언츠, 광주동성고 우완투수 김원중 지명
롯데는 광주동성고 우완투수 김원중을 가장 먼저 지명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그의 이름이 나오자 약간의 의외의 지명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부상 때문에 1라운드 지명을 받지 못할 것이란 것이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소문이었다. 롯데는 이를 깨고 좋은 선수를 얻었다.
김원중은 우완 정통파로 광주 동성고의 에이스다. 김원중은 2학년 때 좋은 공을 뿌려 올해 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때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한국의 다르빗 슈"라는 말까지 나왔다. 공 끝의 움직임도 좋을 뿐 아니라 제구력, 더불어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까지 갖췄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구속이 130km 중반까지 떨어지면서 부상 의혹이 있었다. 실제로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재능은 1라운드급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약간의 위험부담이 있지만 그의 재능을 높게 평가해 1라운드에서 지명했다고 볼 수 있다.
▲두산 베어스, 고려대 우완투수 윤명준 지명
두산은 1라운드에서 광주동성고와 고려대 출신인 윤명준을 지명했다. 윤명준은 키 177cm, 체중 75kg으로 크지 않은 체구지만 빠른 공과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는 평가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3km까지 기록했다. 그러나 공 끝이 묵직해 삼성의 '끝판대장' 오승환 같은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명준은 올 시즌 발목 부상 때문에 직구 최고 구속이 조금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큰 부상이 아닌 만큼 치료만 잘 받는다면 1,2년 내로 1군에 오를 수 있을 재목이라는 평가다.
▲삼성 라이온즈, 광주일고 우완투수 이현동 지명
삼성 역시 예상을 깨고 광주일고 우완투수 이현동을 지명했다. 이현동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경기에 나올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140km 중반대 직구를 뿌리며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공을 뿌리지 못하면서 1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렇지만 삼성은 약간의 위험 부담이 있음에도 그의 재능을 높게 평가해 1라운드에서 지명했다고 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이현동은 타자로서도 재능이 뛰어난 만큼 입단 후 투수와 타자를 놓고 고심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 구단 스카우트는 "고교시절 LG 김광삼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한 뒤 "아프지만 않는다면 투수로서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SK 와이번스, 고려대 우완투수 문승원 지명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인 SK는 1라운드 8번째 순번에서 고려대 우완투수 문승원을 지명했다. 문승원은 컨트롤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km이며, 평균 구속은 140km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프로에서 뛰고 있는 선수 가운데 비슷한 유형의 선수로는 넥센 우완투수 문성현이 있다.
 
모 구단 스카우트는 문승원에 대해  "슬라이더는 아직 프로 레벨에서는 통할 수준은 아니고 체인지업은 좋은 편이지만 아직 보완할 부분이 많다"고 말한 뒤 "그러나 성장 잠재력이 매우 커 기대해볼 선수"라고 칭찬했다.
▲NC 다이노스, 휘문고 내야수 박민우 지명
올해 처음으로 드래프트에 참여한 NC는 1라운드 마지막 순번에서 휘문고 내야수 박민우를 지명했다. 우투좌타인 박민우는 타격 재능이 뛰어나다. 휘문고에서는 2루수로 출장했으나 어깨가 조금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프로에서 훈련을 통해 충분히 보강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박민우의 최대 강점은 빠른 발과 주루 센스다. 박민우는 올해에만 도루를 22개나 성공했다. 전체 1번인 하주석보다 발이 더 빠르다. 타율도 4할대다. 타격 센스까지 갖췄다. 그러나 고등학교 1학년 때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송구만 빼고는 하주석과 견줄만한 재목이다.
한편 NC는 2라운드 후 주어진 5명의 특별지명에서 단국대 포수 김태우, 성균관대 유격수 노진혁, 야탑고 외야수 강주선, 동산고 투수 김태형, 화순고 투수 이형범을 선택했다. 노진혁은 광주동성고 졸업 후 성균관대에 진학해 기본기가 착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격에서는 조금 부족함이 있지만 성실함이 돋보여 프로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2라운드에서는 연세대 좌완투수 나성범을 선택했다.
드래프트를 마친 9개 구단은 고교졸업자의 경우 9월 25일까지 계약을 마쳐야 한다. 만약 이때까지 미 계약시 다음해 1월 1일부터 재협상이 가능하다. 대학 졸업자는 다음해 1월 31일까지만 사인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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