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아, 우리 한 번 잘해보자".
한화 '슈퍼루키' 좌완 유창식(19)은 지난해 이맘때 가장 주목받은 고교 선수였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돼 계약금 7억원이라는 거액을 받았다. 최하위였던 한화는 유창식의 어깨를 바라보며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그로부터 1년. 한화는 다시 한 번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 그리고 초고교급 내야수 신일고 하주석(17)을 지명하며 신인 드래프트 현장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유창식처럼 하주석도 한화행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드래프트 당일 오전 하주석은 유창식과 전화통화를 했다. 한화 구단에 대한 궁금증을 나타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1년 선후배 사이인 유창식과 하주석은 학교는 각각 광주일고-신일고로 다르지만 지난해 청소년 야구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친분을 다졌다. 수시로 전화통화할 정도로 절친하다. 1순위 지명 후 하주석은 "창식이형이 꼭 한화에 오라고 했다. 같은 팀에서 뛰게 돼 재미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창식도 반갑기는 마찬가지. 그는 "주석이의 1순위 지명을 기대했다"며 "성격이 좋고 심성이 착한 후배"라고 말했다. 청소년 대표팀에서 투수 유창식이 마운드를 지킬 때 하주석이 내야를 오가며 그를 뒷받침했다. 야구선수 하주석에 대해 유창식은 "야구를 잘한다. 센스가 좋다"고 짧게 말했다. 185cm, 80kg 당당한 체격을 자랑하는 하주석은 우투좌타로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초고교급 선수로 평가된다.
하지만 고교 때 아무리 잘하는 선수라도 프로 무대는 수준 자체가 다른 곳. 그래서 그는 "나도 그렇고 주석이도 그렇고 내년에 1군에서 함께 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내심 걱정도 내비쳤다. 슈퍼루키로 큰 기대를 모은 유창식은 올해 15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7.59로 데뷔 첫 해 신고식을 제대로 치르고 있다. 야수는 투수보다 적응기가 더 걸린다는 점에서 하주석이 당장 내년부터 전력감이 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그들은 젊다. 명실상부한 한화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들이다. 누구보다 풍부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한화팬들은 유창식이 잘 막고, 하주석이 잘 쳐서 승리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유창식은 "주석이의 1번 지명을 정말 축하한다. 한화에서 함께 열심히 잘 해보자"며 "주석이와 함께 1군에서 뛸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한마디했다. "이제 물통 안 들어도 되나요". 막내 유창식은 1년 선배 안승민과 1군에서 물통 나르기를 담당하고 있다. 유창식과 하주석이 함께 1군에서 물통을 나를 때 비로소 한화의 리빌딩도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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