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스타' 김회성, "감독님 기대 보답하고 싶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26 10: 43

한화에 깜짝 스타가 탄생했다. 3년차 내야수 김회성(26)이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한화는 지난 23~25일 1위 삼성과의 청주 3연전에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3연전에서 발견한 최고의 수확은 단연 김회성이었다. 24일 경기에서 동점 밀어내기 볼넷과 쐐기 희생플라이로 2타점을 올리며 짜릿한 역전극에 한 몫 단단히 하더니 25일 경기에서에는 스리런 홈런을 작렬시키며 청주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수비에서도 파울 타구를 상대 덕아웃까지 쫓아가 슬라이딩 캐치하는 허슬 플레이를 펼치며 '김회성'이라는 이름 석자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 청주에서 터진 잠재력

25일 경기에서 한화는 역전패했지만 김회성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이목을 끈 것이다. 세광고-경성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한화에 1차 지명된 김회성은 한화의 거포 유전자를 이어받을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입단후 잦은 부상으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3년차가 된 올해 5월말부터 백업멤버로 1군을 따라다니며 기회를 얻었고, 고교 시절을 보냈던 청주에서 마침내 잠재력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 후 김회성은 "첫 홈런을 치고 난 뒤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상대 투수 저마노가 커브를 많이 던진다길래 어느 정도 노리고 중심에만 맞힌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넘어가더라"고 떠올렸다. 그는 지난 13일 대전 두산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린 바 있다. 하지만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친 홈런과 이날 팽팽한 균형을 깬 스리런 홈런은 반응이 달랐다. "그렇게 크게 환호받은 건 처음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지인들로부터 축하 전화도 많이 받았다"는 것이 김회성의 말이다.
▲ 부상 또 부상 고난의 시간
사실 프로 입단 후 고난의 시간이었다. 1차지명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입단 첫 연습경기에서 왼 새끼손가락에 공을 맞고 다치며 어긋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어깨 통증에 시달리더니 결국 시즌 종료 후 수술을 받았다. 스프링캠프도 참가하지 못하며 한겨울 대전구장에서 재활훈련에 전념해야 했다. 그렇게 입단 후 2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프로 오면 다 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 프로의 벽도 높았고 부상을 너무 자주 당했다. 맨날 아프기만 하니 팀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되돌아봤다. 
 
하지만 지난 겨울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재활훈련에 몰두했다. 잔류군을 지휘한 정영기 2군 감독은 "아주 열심히, 성실히 훈련하는 선수다. 장차 한화의 미래가 될 것"이라며 용기를 북돋았다. 김회성은 "올 겨울 재활을 하면서 많이 느꼈다. 트레이너님들이 정성껏 재활을 도와주셔 힘을 얻었다"며 "2군에서 많이 배웠다. 1군에 올라온 뒤 잠깐 1군으로 내려갔는데 그 시간들이 내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겨울 김회성은 사실상 전력 외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고난 속에서도 성실하게 재활에 몰두하며 기회와 때를 기다렸다.
▲ 노력은 배반하지 않았다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았다. 2군에서 올라오는 보고서에는 언제나 김회성에 대한 호평이 있었다. 한대화 감독이 그를 직접 확인하고자 1군에 불러올렸다. 그게 5월말의 일이었다. 한 감독은 "몸이 흐물흐물해서 유연하지 못하다. 하지만 부드럽고, 파워가 있다"며 그에게 기대를 나타냈다. 그에게 따로 타격에 대한 집중 지도도 수차례 했다. 어찌나 김회성에게 관심을 가졌던지 하루는 이런 일도 있었다. 한 팬이 한 감독에게 사인을 요청했다. 팬 이름에 '혜'자가 들어갔는데 한 감독이 이를 잘못 듣고 '회'라고 적은 것이다. 한 감독은 "내가 요즘 김회성이한테 꽂혀있어서 그렇다"고 웃으며 둘러댔다.
김회성은 "감독님께서 많은 지도를 해주신다. 훈련할 때에는 타격 자세에 대해 가르쳐 주시고, 경기 중에는 특별한 지시보다 '못쳐도 되니까 부담없이 하라'고 말씀하신다. 꾸준히 기회가 주어지니까 자신감이 더 생긴다.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나는 주전이 아니다. 한 타석, 한 타석이 중요하니까 언제나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한다. 대타가 되든 한 번씩 주전으로 나가든 항상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물론 스스로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잘 안다. 김회성은 "컨택 능력과 수비에서 순발력을 키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에게 꽂힌 한대화 감독은 "김회성에게 기회를 한 번 줘볼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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