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김상수, 유격수 수비는 최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26 07: 01

"상수가 정말 많이 좋아졌지".
삼성 류중일 감독에게 주전 유격수 김상수(21)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존재다. 팀 타선이 터지지 않아도 중요할 때 한 방씩 때려주는 김상수의 알토란 같은 활약이 숨통을 틔워준다. 풀타임 주전 첫 해를 맞아 공수에서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삼성의 1위 행진에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이제 겨우 고졸 3년차 선수라는 점에서 만족스런 성장세가 아닐 수 없다. 현역 시절 명유격수 출신인 류 감독이기에 김상수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 특별하다.
류 감독은 김상수의 데뷔 첫 해 신인 시절을 떠올렸다. 류 감독은 "처음에 1차 지명 선수라고 하길래 큰 기대를 가졌다. 그런데 막상 보니까 제 멋대로 플레이하더라. 시즌 초반에 신명철을 밀어내고 주전 2루수로 나왔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고 기억했다. 결국 김상수는 2군으로 내려갔고, 한동안 2군에서 수비코치를 맡았던 류 감독으로부터 집중 지도를 받았다. 류 감독은 김상수의 실책만 편집해 담아 놓은 영상을 직접 보여주며 스스로 깨닫게 했다.

"바운드도 안 맞고 움직임에 정리가 안 되어있었다. 스스로도 희한하게 경기했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것이 류 감독의 말. 2년의 숙성기간을 거친 김상수는 이제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성장했다. 류 감독은 "이제는 유격수 중 수비가 최고다. 실책 숫자는 많지만 안정감이 있다. 송구할 때 보면 왼쪽 무릎을 한 박자 먼저 디딘 다음 팔꿈치를 뒤로 나와서 때린다. 볼 던지는 것이 많이 늘었다. 야구를 세심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수 스스로는 "아직 볼을 잡으면 무조건 아웃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 못한다"며 만족을 몰랐지만 류 감독 눈에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모습.
그러나 이제는 수비가 전부가 아니다. 올해 101경기에서 김상수는 309타수 89안타 타율 2할8푼8리를 기록하고 있다.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4월(0.209)을 한 달을 제외한 5월 이후 78경기에서 242타수 75안타로 3할1푼이라는 고타율을 자랑한다. 특히 득점권에서 3할8리의 타율에 결승타만 8개나 기록할 정도로 찬스에 강한 모습. 류 감독은 "올해 방망이도 많이 좋아졌다. 경기를 꾸준히 나가면서 성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현역 시절 자신의 경험담을 이어갔다. "나도 신인 시절 타율 2할8푼7리를 치며 김재박 선배를 물리치고 골든글러브를 탔다. 프로도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3년차에 타율 2할4푼6리로 못했다. 그때 내가 느낀 것이 '프로는 절대 방심을 해서는 안 되는구나'였다. 선수는 절대 자만하거나 방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제 3년차에 접어든 김상수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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