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대호 인턴기자] 4강 싸움을 하던 롯데 자이언츠가 4연승으로 이제 2위까지 넘보고 있다.
롯데는 2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장원준의 무실점 역투와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6-0으로 승리하며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동시에 KIA전 6연승을 이어간 롯데는 KIA를 승률 4리 차이로 밀어내고 3위 자리에 올랐다. 2위 SK 와이번스와 1.5경기 차에 불과하기에 후반기 기세로는 2위까지 노릴 기세다.
후반기 순위 5위로 시작했던 롯데의 3위 등극에는 마운드 안정화가 가장 큰 힘이 되었지만 특유의 폭발적인 타선이 살아난 것도 한몫했다. 8월 롯데의 팀 타율은 무려 3할2푼에 이른다. 8월 팀 타율 2위 두산(0.269)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롯데 타자들이 후반기들어 맹타를 휘두르는지 느낄 수 있다.

동시에 골든글러브 판도에도 지각변동이 생기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 후반기를 시작할 때 롯데는 1루수 이대호 정도만 골든글러브를 예약한 상황이었다. 후반기 시작 당시 이대호는 1루수 자리에서 타율 1위, 홈런 1위(타율 0.350, 20홈런 70타점)를 질주해 사실상 경쟁자가 없었다. 그 외에 골든글러브를 노려볼 만한 선수는 포수 강민호(타율 0.305, 11홈런 36타점) 정도였다.
하지만 후반기 롯데 타자들의 성적은 팀 성적과 동시에 수직상승하며 이대호를 포함해 모두 4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 배출을 노릴 수 있게 됐다. 1루 자리는 여전히 이대호가 굳건히 버티는 가운데 포수 강민호, 지명타자 홍성흔, 외야수 손아섭이 골든글러브 가시권에 들어온 것.
일단 포수 강민호(타율 0.302, 16홈런 51타점)은 경쟁자 LG 조인성(타율 0.277, 15홈런 55타점)을 따돌린 모양새다. 조인성은 최근 팀 성적 하락과 동시에 체력적 문제로 성적까지 하락해 결국 23일 2군에 내려갔다. 게다가 롯데가 LG를 제치고 4강을 굳히고 있기에 '안방마님' 대결에서도 앞서는 셈이다.
이제 강민호의 경쟁자는 두산 양의지다. 지난 19일 규정타석을 채운 양의지(타율 0.335, 4홈런 36타점)는 후반기 타율 3할9푼5리를 기록하며 성적을 끌어올렸다. 강민호는 팀 성적과 누적 기록 등에서 앞서 있기에 현재 성적을 유지하면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만약 양의지가 타격왕을 차지한다면 골든글러브는 양의지의 품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명타자 홍성흔은 4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하다. 후반기 시작 때 3할 1리던 타율은 어느 새 3할2푼4리 까지 올랐다. 거기에 장타도 폭발시키며 5홈런 51타점을 기록 중이다. 경쟁자였던 LG 박용택이 후반기 주춤하며 타율 2할8푼7리 13홈런 54타점에 머무르고 있다. 홈런과 타점에선 홍성흔이 뒤지고 있지만 후반기 두 팀의 자리가 바뀌었고 타율 역시 크게 앞서있는 홍성흔이 유리한 상황이다.
가장 뜨거운 곳은 바로 외야수 자리다. 타율 1위 KIA 이용규(타율 0.343 3홈런 30타점 76득점)와 삼성 최형우(타율 0.316 22홈런 79타점)가 2자리를 사실상 예약한 가운데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손아섭과 이병규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타격 5위 손아섭(타율 0.328 12홈런 70타점)은 롯데 3번 자리에서 만점 활약을 보이며 팀 상승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타격 3위 LG 이병규(타율 0.340, 15홈런 61타점)가 앞서 있는것이 사실이다. 만약 손아섭이 막판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포스트시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골든글러브를 노려볼 만하다.
롯데가 만약 4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한다면 지난 2008년 5명의 수상자(포수 강민호, 2루수 조성환, 유격수 박기혁, 외야수 가르시아, 지명타자 홍성흔) 이후 역대 롯데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황금 장갑'을 품에 넣게 된다. 관건은 롯데의 최종 성적이다. 만약 롯데가 정규시즌 2위까지 올라간다면 골든글러브도 함께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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