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와서 가장 잘 던진 것 같다".
한화 '슈퍼루키' 좌완 유창식(19)이 조금씩 그 진가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유창식은 26일 대전 LG전에 선발등판, 5이닝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프로 데뷔 후 3번째 선발등판에서 가장 좋은 투구내용을 보였다. 비록 1-1 무승부로 끝난 아쉬움이 있지만 유창식의 피칭 자체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유창식도 "프로에 온 뒤 가장 잘 던진 경기였다. 첫 승리를 했을 때보다 내용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유창식은 안정감있는 피칭을 펼쳤다. 1회부터 이택근-박경수-이진영으로 이어지는 LG 상위타선을 탈삼진 하나 포함 삼자범퇴로 요리했다. 2회에도 안타를 1개 맞았지만 땅볼 3개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4회에는 2사 이후 연속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지만 작은 이병규(24번)를 바깥쪽 꽉차는 직구로 스탠딩 3구 삼진 처리했다. 6회 선두타자 정성훈에게 가운데 직구를 던지다 중월 솔로 홈런을 맞은 게 유일한 실점.

유창식은 "내가 승리를 하지 못한 건 괜찮다. 그보다 팀이 승리를 해야 하는데 무승부가 돼 아쉽다. LG를 꼭 잡아야 했는데…"라며 좀처럼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투구내용에 대해서는 만족했다. 그는 "프로에서 제대로 던진 적이 거의 없다. 첫 승리를 했을 때에도 실점이 많았다. 선발로 나가면 3실점 이하로 막아야 한다. 1실점으로 막았으니 투구내용에는 만족한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이날 유창식은 직구와 슬라이더에 스플리터와 커브를 적절히 섞어 던졌다. 그는 "슬라이더 제구가 잘 됐다. 슬라이더뿐만 아니라 스플리터나 커브도 많이 던졌다. 스플리터를 꾸준히 연습하고 있는데 조금씩 손에 익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창식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로 LG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했다. 그러나 여전히 직구 구위에는 만족하지 못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5km까지 나왔지만 스스로 "아직 만족스런 수준이 아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이번에 유창식과 윤근영을 놓고 누구를 선발로 기용할지 고민했다. 그런데 어차피 유창식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선발로 기용했다. 내년에는 선발로 해야 하니 경험을 쌓으라는 의미"라며 "선발로 나가라니까 표정이 좋아지더라"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이날 유창식은 4회 최진행의 적시타로 점수를 선취점을 내자 절로 피어나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첫 득점이니까 좋았다. 그 덕분에 더 힘을 내서 던질 수 있었다"면서 "코치님도 경기 후 잘 던졌다고 격려해주셨다. 앞으로도 더 잘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유창식. 내년 시즌 한화의 주축 선발로 자리 잡기 위한 담금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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