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며 안방극장으로 컴백한 톱스타들이 초라한 시청률 성적표를 받아들고 체면을 구기는 사례가 늘어나는 중이다. 연예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스타=시청률 보장’의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드라마 제작비의 30% 선을 넘나드는 주연 톱스타들의 출연료는 떨어질지 모르는 현실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예슬의 촬영 거부와 갑작스런 미국행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스파이명월’은 당초 에릭과 한예슬의 캐스팅으로 크게 주목받았던 작품이다. 하지만 억지 춘향 식의 드라마 전개와 늘어지는 연출 등에 시청자 비난이 몰리면서 시청률은 동시간대 드라마 꼴찌를 기록하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에릭과 한예슬은 각자 출연만으로도 한 드라마를 책임질만한 톱스타들이지만 날개없이 추락하는 ‘스파이명월’을 되살리는 데 힘들어하는 모습이다.
‘한류여왕’ 최지우 역시 최근 드라마 복귀에서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성적으로 고개를 떨궜다. MBC 수목극 '지고는 못살아'에 출연한 최지우는 온 몸을 불사르는 연기 투혼으로 호평을 받고 있지만 드라마의 시청률은 좀처럼 올라갈 줄을 모르는 중이다.

지난 26일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고는 못살아' 15일 방송본은 전국 시청률 6.9%로 전날 기록한 6.2%를 보다 소폭 상승하는데 그치며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24일 1회를 내보낸 '지못살'은 최지우의 컴백작으로 일본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KBS '공주의 남자'와 SBS '보스를 지켜라'가 이미 안방극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이날 KBS '공주의 남자'는 18.7%로 1위 자리를 지켰고, SBS '보스를 지켜라'가 16.5%로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이렇듯 이름 석자 만으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보장한다던 스타파워는 최근 하락세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드라마 관계자는 “톱스타의 출연에도 시청률 부진의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드라마들의 경우 대개 스타파워에만 기대기에는 드라마의 전체적인 완성도나 재미가 부족한 게 결정적인 흠”이라며 “그럼에도 톱스타 캐스팅 없이는 지상파 TV에서 편성조차 받기 힘든 게 현재 드라마 제작사들이 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시장을 넘어서는 한류의 인기에 기대서 드라마 제작비와 톱스타 출연료 등은 그동안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고, 이에 따라 드라마 출연을 기피하고 영화나 CF에서 주로 활동해온 거액 출연료의 톱스타들이 안방극장으로 발걸음을 속속 돌리고 있지만 막상 그 결과는 시원치 않다는 얘기다.
톱스타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드라마 제작비를 압박하는 것도 이들 출연작의 흥행 부진을 이끄는 한 가지 불안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편당 제작비의 상당 부분이 주연 배우의 출연료로 빠지면서 결국 드라마 완성도가 떨어진게 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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