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강호동 파워' 대체 어느 정도길래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8.27 09: 09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이승기가 일본 진출을 위해 "그만 하겠다"고 했을 때도 '1박2일'은 버텼다. 최고 인기 예능 프로의 산파 역할을 했던 이명한 PD 등 주요 제작진이 줄줄이 타 방송국으로 옮겨가는 순간에 '1박2일'은 건재했다.
 
그러나 강호동이 '떠날까 말까' 액션 한번으로 하차설을 부르자 최근 수 년동안 TV 예능 시청률 1위로 군림하던 '1박2일'은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아픔을 겪었다. 다행히 '6개월 후 출연진 전원하차 후 종영'이라는 국내 TV 사상 초유의 시한부 방영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강호동의 파워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과연 '1박2일'에서 강호동은 어떤 위치길래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지금은 CJ E&M으로 떠난 이명한 PD가 지난 2009년 KBS 연예대상에서 2년 연속 대상을 거머쥔 뒤 기자와 만났을 때 해준 이야기에 그 열쇠가 있는 느낌이다. 이 PD는  ‘해피 선데이-1박2일’을 처음 기획하고 출범시킨 주인공이다.
담금질을 마친 쇠는 더 세지고 강해진다. 이 PD도 그랬다. 그가 2007년 4워 ‘해피 선데이’ 에 합류했을 당시 KBS의 예능 기상도는 가득 낀 먹구름으로 암울했다. 라이벌 프로인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이경규의 몰래 카메라’ ‘경제야 놀자’ 등 간판 코너를 앞세워 전국 시청률 20%를 훨씬 웃돌았던 반면에 ‘해피 선데이’는 고작 6~8% 수준. 지금의 두 프로 처지가 180도 뒤집어져 있던 시절이었다.
이 PD가 처음 꺼내 든 카드는 ‘준비됐어요’란 ‘해피 선데이’의 한 코너였지만 별다른 시청자 반향을 끌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코너 속의 코너였던 ‘1박2일’이 가능성을 보이자 과감히 ‘준비됐어요’를 버리고 ‘1박2일’을 정규 코너로 채택하는 결단을 내린 게 오늘의 대성공을 이끌었다.
그는 “이렇게 성과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 때 희망이라면 강호동씨를 캐스팅했다는 것이고 최대한 그의 모든 장기를 활용하자는 목표였어요. (연예대상 2연패와 ‘1박2일’ 40%대의 전국 시청률은)너무나 꿈같은 현실 입니다.”
당시 AGB닐슨 집계결과 통합 시청률을 고집했던 ‘해피 선데이’의 전국시청률은 26~29% 박스권에 머물며 예능 1위를 질주했다. 1부 격인 ‘남자의 자격’이 10% 초반 대를 유지했던 상황을 감안했을 때 ‘1박2일’은 꿈의 시청률 40% 고지를 자주 정복했다는 게 예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순간 시청률 집계에서 '1박2일'은 50%에 육박하는 수치를 곧잘 기록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 PD의 증언대로라면 '1박2일'은 태생부터 강호동을 위한 강호동에 의한 강호동의 프로였다. 강호동이 몸을 빼려는 시늉을 한 순가부터 국내 최고의 야생 버라~~~~이어티 '1박2일'이 뿌리채 흔들릴 수밖에 없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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