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림(24, 구미시청)이 한국 육상 여자 100m에서 신기원을 이룩했다.
정혜림은 27일 대구 스타디움서 열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자격 예선 4조에서 11초90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 본선 1회전에 진출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정혜림의 본선 진출은 한국 육상사에 남을 기록이다. 한국 육상 선수가 세계선수권 한 대회 100m서 2차례 이상 뛴 적이 없기 때문.

여자 100m의 모명희(1983 헬싱키, 12초 26)와 남자 100m의 진선국(1991 동경-10초 67, 1993 슈투트가르트-10초 66), 이형근(1997 아테네, 10초 73)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트랙을 밟기는 했지만 모두 첫 레이스서 탈락했다.
즉 이번 대회 이전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서 남·녀를 통틀어 2차례 이상 뛴 선수가 없고 정혜림이 진출한 본선 1회전은 이전 대회의 준준결승에 해당, 당시로 치자면 예선을 통과한 것이다.
정혜림의 기록이 높게 평가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당시와 다른 대회 방식 때문이다. 현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기준기록을 넘어야 하지만 대회 초창기에는 기준 기록이 아니라 국가별 형평성 차원에서 출전 자격을 줬기 때문이다.
물론 정혜림도 이번 대회에 개최국 프리미엄으로 자격 예선에 출전했지만 본선 1회전에 진출함으로써 자신의 실력을 입증, 한국 육상 100m서 신기원을 이룩한 셈이다.
정혜림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정혜림은 오는 28일 오후 12시 10분 본선 1회전을 갖는다.
한편 1983년 헬싱키 대회에 참가한 모명희는 200m 종목에도 출전해 24초 63을 기록, 예선을 6위로 통과해 준준결승에 진출한 바 있다. 모명희는 준준결승에서 24초 74로 8위에 그치며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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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