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에 불타는' 박병호, 월간 MVP 정조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8.28 07: 33

[OSEN=이대호 인턴기자] 한 때 박병호(25, 넥센 히어로즈)가 LG 트윈스에 있던 시절 반짝 활약을 보여주면 팬들은 '아름다운 일주일'이라 불렀다. 이유는 박병호의 활약이 일주일 정도밖에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 박병호는 놀랄만한 활약을 펼치다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부진에 빠지곤 했다.
 
하지만 '브룸박' 박병호는 7월 마지막 날 넥센으로 이적한 이후 '아름다운 날들'을 벌써 한 달로 늘리고 있다. 8월 내내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넥센의 라인업 네 번째 자리에 '박병호'라는 이름을 못 박은 것. 넥센 김시진 감독이 "여기서는 마음껏 뛰어 놀라"라고 했던 것처럼 박병호는 겁 없는 아이처럼 배트를 휘둘러 상대 투수에게 '거포로서의 위압감'을 심어주고 있다.

박병호는 27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회 결승 스리런을 작렬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0일 목동 KIA 타이거즈전 연장 끝내기 홈런 이후 정확히 일주일만의 손맛. 공교롭게도 박병호는 13일 문학 SK 와이번즈 전에서도 투런포를 쏘아올렸고 6일 목동 두산 베어스전 역시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박병호는 LG 소속으로 6월 11일 광주 KIA전서 스리런 포를 터트린 적이 있다. 즉 박병호는 올 시즌 7개의 홈런 가운데 5개를 토요일 밤에 터트린 것이다. 한 가수의 노랫말처럼 '토요일 밤에'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박병호는 넥센 이적 후 '뜨거운 토요일 밤의 거포본능'을 앞세워 타율 2할9푼3리에 6홈런 17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27일 현재까지 박병호가 기록한 8월 6개의 홈런은 월간 최고 홈런. 이제 박병호는 나무랄 데 없는 성적으로 월간 MVP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지난해부터 부활한 월간 MVP는 한국야구기자회의 투표를 통해 수상자가 결정된다. 참고로 지금까지의 수상자는 LG 박용택(4월), LG 이병규(5월), 한화 카림 가르시아(6월), KIA 윤석민(7월)등 모두 네 명이다.
 
일단 박병호의 무기는 월간 최다 홈런(6개)이다. 타율 2할9푼3리에 타점 17점의 성적 역시 훌륭하다. 타자 쪽 경쟁자인 롯데 이대호(타율 0.308 1홈런 12타점), 삼성 최형우(타율 0.318 3홈런 13타점 ), 두산 김현수(0.293 4홈런 24타점)과 비교해 봐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 성적이다. 게다가 설움 속에 전격 트레이드 됐지만 그걸 딛고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스토리'도 박병호에겐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투수 부문에서는 삼성의 두 선수가 경쟁자라 할 만하다. 일단 삼성의 새 외국인투수 덕 매티스는 8월 4경기 등판에서 3승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했다. 중도 교체 외국인선수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다만 24일 청주 한화전에서 승리 요건을 갖췄음에도 불펜진 난조로 승리를 날린 게 아쉽다. 만약 그날 승리를 따냈으면 8월에만 4승으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을 터.
 
사실상 박병호의 가장 큰 '월간 MVP' 경쟁자는 삼성 '끝판대장' 오승환이다. 오승환은 8월 9경기에서 9세이브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제로'를 유지하며 범접하기 힘든 절대자와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8월 오승환이 대기록을 두 개 달성한 것도 박병호에게 불리하다. 오승환은 지난 13일 대구 KIA전에서 '최소경기 최연소 200세이브'를 달성한데 이어 27일엔 잠실 두산전에서 '16경기 연속 세이브'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박병호는 프로데뷔 후 아직 한 차례도 개인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과연 박병호가 '기회의 땅' 넥센에서 데뷔 후 첫 수상이라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까. 9월 첫 주 그 결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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