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까지 포스트시즌 진출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박종훈(52, LG 트윈스) 감독이 정규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가을야구를 위해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 감독은 2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한화전에서 7-4로 재역전승을 거둔 뒤 "어려운 고비라고 생각한 경기에서 역전을 당하고 재역전으로 승리했다. 지금이 정말로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사실 LG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4위와 승차가 3경기 정도였다. 그러나 넥센 히어로즈와 주중 잠실 3연전을 모두 패하고,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해 4위와 7경기 차로 벌어졌다.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LG는 27일 한화전 승리로 3연패에서 탈출하며 49승53패1무를 기록 4위 롯데(56승48패3무)에 6.0경기차로 추격했다. 쉽지 않지만 다시금 4위 탈환에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박 감독은 안정된 선발진과 조금씩 다시 살아나는 타선을 통해서 희망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LG는 이번주 5경기에서 벤자민 주키치, 박현준, 김광삼, 레다메스 리즈, 그리고 김성현까지 차례로 등판했다. 지난 25일 김광삼이 1회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것만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은 선발투수로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특히 부상에서 복귀한 박현준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선발들이 매경기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를 달성해 줄 경우 LG는 충분히 승리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침체됐던 LG 타선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것도 박종훈 감독으로 하여금 희망을 넘어 기적까지도 바라게 하고 있다. LG는 이번주 5경기에서 19득점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3.8점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안타수는 54개로 경기당 평균 10개 이상의 안타를 기록했다. 수치만 놓고 볼 때 타선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한 가지다. LG는 이번주 5경기 모두 잔루가 10개가 넘었다. 타자들이 안타를 치거나 볼넷을 골라 나가긴 하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힘든 경기를 하고 있다. 희생번트, 진루타, 희생플라이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 이유가 가장 크다.
그러나 26일 한화전에서는 1번타자로 출장한 이택근이 6타석 5타수 4안타 1볼넷을 기록한 데 이어 27일 한화전에는 이대형이 6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LG로서는 두 경기 모두 선두타자들이 100%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 감독도 "우리 팀이 좋았을 때 선두타자로 나선 이대형이 나가서 도루를 하고 그랬다. 이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공식이었다"면서 "그런데 이대형이 부상에서 복귀 후 못했는데 오늘 4안타를 치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공격에서 물꼬를 틀 계기를 마련한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대형 역시 "지금까지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서 자신감이 없었는데 타격 타이밍을 많이 앞으로 잡은 게 잘 칠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한 뒤 "이제 몸도 좋아지고 슬라이딩도 잘 돼서, 되든 안 되든 움츠러들지 않고 자신있게 해보려고 한다"며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시즌 막판 6경기차는 솔직히 웬만해서는 간격을 좁히기 쉽지 않다. 그러나 박 감독은 "마지막 순간까지 포스트시즌 진출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작은 찬스라도 생긴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기적이라는 말은 하기 그렇지만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희망을 끈을 절대 놓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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