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해야죠."
넥센 내야수 지석훈(27)이 4년만에 짜릿한 손맛을 느꼈다.
지석훈은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 선발 3루수 겸 9번 타자로 출장, 4회 쐐기포를 날렸다. 140km짜리 직구가 가운데 높게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휘둘러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날 6-2 승리를 확정짓는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지석훈 개인적으로도 감격스런 홈런. 현대시절이던 2007년 6월 19일 수원 두산전 이후 4년2개월7일, 일수로 1530일만에 느낄 수 있었던 대포였다. 더구나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는 처음 터뜨린 한 방이었다.
2003년 2차 1라운드 6순위로 휘문고 졸업 후 현대에 입단한 지석훈은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박진만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유격수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다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결국 2008시즌 후 상무에 입단했고 올 시즌 복귀했다.
"기분 좋다. 열심히 하겠다"며 대수롭지 않은 듯 덤덤하게 소감을 밝힌 지석훈이었다.
그러나 "내가 타석에 들어서니 상대 투수(부첵)가 전광판을 보더라. 아마 타순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 하위타순이라 약간 방심하는 듯한 표정이었다"는 지석훈은 또 "첫 사인에서 고개를 가로젓길래 얕잡아 보는 것 같았다. 직구를 던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홈런치기 직전 타석에서의 상황을 설명, 노림수가 있었다는 것을 설명해 보였다.
"계속 경기에 나가지 못해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집중할 수 있었다"는 그는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남은 경기 더 열심히 하고 내년 시즌도 준비하겠다"면서 "2루와 3루 포지션에 주력하고 싶다. 수비는 자신있지만 변화구 대처능력이나 노림수가 부족한 것 같다. 시즌 후 캠프를 통해 보완하고 싶다"고 당당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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