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100m계에 또 다른 강자가 탄생했다.
자메이카의 22세 신예 요한 블레이크가 28일 저녁 8시 45분 대구 스타디움서 열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92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대회 챔피언으로서 당초 100m 우승이 유력하던 우사인 볼트는 출발 총성이 울리기 0.104초 전에 출발해 실격 처리됐다.
볼트가 없는 자리는 블레이크의 몫이었다. 월터 딕스(미국)와 킴 콜린스(세인트 키츠 네비스) 등 강자들이 있었지만 블레이크는 유유히 결승선을 통과, 혼자서만 9초대를 기록했다.

경기 후 만난 블레이크는 "항상 세계선수권 챔피언을 꿈꿔왔는데 이뤄서 행복하다"고 우승을 기뻐하면서도, "볼트의 일은 정말 안타깝게 됐다. 원래 그런 실수를 하지 않고 지난 대회의 챔피언인데 실격을 해 안타깝다"며 볼트의 실격에 유감을 표했다.
이어 행운으로 승리한 것이 아니냐는 말에 "볼트의 실격은 안타깝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난 이번 경기를 생각하면서 밤잠을 설쳤다. 그만큼 기대했다. 특히 일상에서 100m 경기를 생각했다. 그런 상황에서 우승을 해 정말 꿈만 같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전만 해도 블레이크는 100m의 강자가 아니라 볼트의 훈련 파트너로 더 유명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아니다. 볼트와 이름을 나란히 할 수 있는 챔피언이 된 것. 블레이크는 이 자리에 올라온 것이 엄격한 훈련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훈련으로 힘을 얻고 동기부여가 됐다"며 훈련이 모든 것의 시발이 됐다고 했다.
볼트가 뛰지 못해 금메달의 의미가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블레이크는 "볼트가 결승에서 뛰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그래도 난 (내가 우승한 것을) 즐기려고 하고 있다"며 자신의 우승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동메달을 획득한 킴 콜린스도 "볼트가 출전하지 못했다고 해서 의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고 했고, 월터 딕스 또한 "볼트가 뛰지 못했다는 사실은 내게 큰 차이가 없었다"며 블레이크의 발언에 동조했다.
또 볼트의 부정 출발이 다른 소리로 인해 일어난 일이라는 것에 대해 블레이크는 "난 못 들었다. 다만 (내 앞으로) 그냥 사람이 지나간 것 밖에 못 봤다. 안타깝게도 볼트는 조금 빨리 나섰다"고 답했다.

한편 부정 출발로 인한 즉시 실격이 엄격하지 않냐는 질문에 블레이크는 "문제없다. 괜찮다"고 했고, 딕스 또한 "나도 문제가 없다. 예전에 한 차례는 봐줬을 때는 선수들이 악용했다. 이제는 선수들이 더 집중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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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