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용택·조인성 2군 보낸 이유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8.29 07: 02

지난주 LG 트윈스는 간판 타자인 '주장' 박용택(32)과 '안방마님' 조인성(36)을 이틀 차이를 두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먼저 박용택은 지난 22일 올 시즌 두 번째로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 21일 대구 삼성전에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직후다. 조인성도 지난 23일 잠실 넥센전에서 6타수 무안타 삼진 5개를 당한 뒤 다음날 2군으로 옮겼다.
박종훈(52, LG 트윈스) 감독의 이런 결정에 대해 주변에서 각기 다른 의견이 나왔다. 항 간에는 "타격감이 떨어졌고 체력적으로 힘들어했기에 옳은 결정이다"는 말부터 "순위 싸움을 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주장과 주전 포수를 2군으로 내려 보낸 것은 지나쳤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 감독도 양쪽의 의견을 이미 예상한 조치였다. 그러나 그는 두 가지를 생각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컨디션 저하가 가장 큰 이유이지만 이들에게 잠시 휴식을 통해 10일 뒤 1군에 복귀해 활약을 기대하는 측면도 있다.
일단 박용택과 조인성은 최근 성적을 놓고 보면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박용택은 올 시즌 91경기에 출장해 2할8푼7리의 타율에 97안타 13홈런 54타점 50득점을 기록 중이다. 그는 시즌 초 맹타를 휘두르며 4월 MVP를 수상하기도 했지만 2군으로 내려가기 전 최근 5경기에서 18타수 1안타 1득점 1타점에 그쳤다. 물론 잘 맞은 타구가 상대 호수비에 막혀 아웃된 경우도 몇 차례 있었지만 수치만 보고서는 타격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인성도 올 시즌 98경기에 출장해 2할7푼7리의 타율에 92안타 15홈런 55타점을 기록중이지만 최근 5경기에서는 15타수 1안타 1득점에 그쳤다. 삼진은 9개나 됐다. 특히 조인성은 23일 넥센전에서 6번 지명타자로 출장했으나 찬스 때마다 삼진을 5차례나 당한 것이 컸다.
이에 대해서 박종훈 감독은 "박용택은 타격 밸런스도 무너졌고, 심리적인 부담감도 큰 것 같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용택은 스윙 궤적이 정상적일 때와 차이가 많이 났다. 더불어 지난 18일 청문회 시위 때 자신을 향한 팬들의 과격한 욕설과 행동에 심리적 부담감도 있었다.
박 감독은 또 조인성에 대해서는 "개막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경기에 출장해 피곤할 것이다. 그러나 프로라면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말을 통해 힘든 마음은 이해하지만 최근에 부진했던 것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앞서 LG는 지난 19일에는 외야수 정의윤(25)과 좌투수 스페셜리스트 윤상균(29)도 2군에 내려 보냈다.
정의윤은 시즌 초부터 1군에 계속 머무르며 82경기에 출장 2할6푼2리의 타율에 60안타 23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2군에 내려가기 전 5경기에서 8타수 1안타 3삼진에 그쳤다.
윤상균도 시즌 초 주로 대타로 나서 류현진, 차우찬 등으로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좌투수 스페셜리스트로 맹위를 떨쳤다. 그는 5월까지 3할이 넘는 타율에 10안타 가운데 홈런이 5개나 될 정도로 무시무시한 파워를 보여줬다. 그러나 8월 10경기에서 1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정의윤과 윤상균에 대해 서용빈 타격 코치는 "1군에서 꾸준하게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며 타격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 코치는 주축 선수들을 2군으로 내려 보낸 두 번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당장은 조금 아쉬울 수도 있지만 10일 뒤에 이들이 돌아와도 28경기 정도 남아있다. 이후 경기에서 이들이 시즌 초반과 같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실제로 윤상균과 정의윤은 엔트리 복귀가 가능한 10일이 지나게 된 만큼 당장 29일자로 1군 복귀가 가능하다.
정의윤은 2군 7경기에 출장해 3할4리의 타율에 7안타 2홈런 6타점 5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기대했던 홈런포가 2군에 내려간 뒤 터졌다는 점이 한편으로는 아쉬우면서도 1군 복귀 후 좋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데 의미가 있다. 윤상균도 조금씩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다.
박용택도 다시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 박용택은 퓨처스리그 4경기에서 출장해 9타수 6안타로 6할6푼7리의 타율에 1홈런 2타점을 기록중이다. 박종훈 감독도 "박용택이 많이 좋아졌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엔트리 복귀 시점만 지나면 1군으로 다시 불러 올릴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박용택은 9월 1일부터 1군 복귀가 가능하다.
조인성은 체력 회복이 주된 목적인 만큼 2군 경기 출장보다 휴식을 통해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퓨처스 경기에서 1경기만 출장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이다. 조인성은 박용택보다 하루 뒤인 2일 1군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이들을 대신해 1군에 올라온 '작뱅'이병규, 이택근 등이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광호 역시 최근 2경기 연속 선발 출장해 2연승을 이끌며 조인성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을 한 박종훈 감독. 주축 타자 4명이 차례대로 1군에 복귀해 좋은 타격모습만 보여준다면 LG가 시즌 막판까지 4위 자리를 놓고 도전해 보는데 좋은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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