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고 싶어도 뺄 수가 없어".
한화 한대화 감독은 요즘 고민이 많다. 터지지 않는 팀 타선 때문이다.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이 빠진 이후 18경기에서 8승9패1무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기간 동안 평균 3.9득점에 그치고 있는 타선이 문제다. 3득점 이하 경기가 8차례나 되며 1득점 3경기, 무득점도 2경기나 된다. 답답한 타선의 중심에 바로 '스나이퍼' 장성호(34)가 자리하고 있다.
장성호는 5월 이후 한화 상승세의 주역이었다. 4월말 복귀 후 5월까지 32경기에서 103타수 31안타 타율 3할1리 3홈런 12타점 28볼넷으로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장성호가 3번 타순에서 꾸준하게 출루하고 중요할 때 한 방씩 쳐주며 팀 타선 전체가 살아났다. 그러나 6월 22경기에서 타율 2할5푼3리 2홈런 10타점으로 주춤하더니 7월 이후 큰 부진에 빠졌다.

장성호는 7월 16경기에서 타율 2할2푼2리 1홈런 5타점에 그쳤고, 8월에도 19경기에서 타율 1할9푼1리 1홈런 3타점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7월 이후 35경기만 따지면 2할5리 2홈런 8타점. 어느덧 시즌 타율은 2할5푼까지 떨어졌다. 최진행과 카림 가르시아의 장타력이 감소된 가운데 장성호의 부진까지 겹쳐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한대화 감독도 답답한 마음이다. 한 감독은 "장성호 방망이가 너무 맞지 않아 고민"이라며 "작년 스프링캠프를 참가하지 않은 영향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장성호는 지난 시즌 종료 뒤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하느라 스프링캠프를 못 치렀다. 4월부터 2군 경기에 뛰며 생각보다 조금 빨리 컴백하며 불방망이를 휘둘렀지만 한여름부터 힘이 떨어진 모습이다.
한 감독은 "마음 같아선 장성호를 빼고 싶지만 3번 타순에 넣을 만한 선수가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장성호는 최근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전경기·전타석을 3번 타순에 기용되고 있다. 내야수 정원석이 지난 18일 SK 2군과의 경기에서 원바운드 공에 맞아 안와 골절상에 따른 수술로 사실상 시즌을 접었고, 다른 신예급 선수들로 대체하기는 아직 무리다는 판단이다.
최근 한화 타순은 계속 3번 타순에서 걸리고 있다. 그러나 장성호의 득점권 타율은 2할3푼1리. 특유의 선구안으로 볼넷을 얻는 능력은 여전하지만, 특유의 날카로운 스나이핑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한 감독은 "이래서 언제 2000안타 치려는 모르겠다"며 답답해 했다. 올해 76안타를 친 장성호의 16년 통산 안타는 1875개. 장성호의 2000안타 달성 시기가 더 가까워질수록 한화 타선도 힘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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