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안타 한 번 쳐봐야죠".
한화 유격수 이대수(30)의 방망이가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대수는 8월 19경기에서 55타수 24안타 타율 4할3푼6리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후반기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타율 4할1푼4리. 리그 전체를 통틀어 후반기와 8월 타율이 가장 높은 타자가 바로 이대수다. 롯데 홍성흔이 후반기 3할6푼6리 8월 3할9푼으로 뒤쫓고 있지만 이대수의 방망이에는 모자란다. 그만큼 이대수의 방망이가 뜨겁다.
사실 특별한 비결은 없다. 시즌 중반부터 쓰기 시작한 870g 가벼운 배트를 짧게 쥐고 정확하게 밀어치는데 집중하니 안타가 쏟아진다. 물론 한대화 감독과 이종두 수석코치의 조언이 있었다. 이대수는 "감독님은 타석에서 칠 준비를 빨리 하라고 강조하셨고, 수석코치님은 투수와 수싸움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하셨다"고 설명했다. 물론 한창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7월 초중순 경기 후 그라운드에 남아 스윙 훈련에 집중한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결정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꾸준한 체력관리. 한대화 감독은 "다른 것 뭐 있겠나. 체력 관리를 잘 하니까 잘 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대수도 이 부분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자신이 생겼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다. 체력이 떨어져도 금방금방 올라온다. 체력이 떨어지는 텀이 길지 않고 짧다 보니 꾸준히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년까지 체력적으로 약점이 있었던 이대수였지만 스프링캠프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웨이트 훈련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이대수는 지난 2006년 SK에서 98안타를 기록한 것이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이다. 아직 한 시즌 100안타를 기록한 적이 없다. 수비형 유격수로 꾸준하게 활약했으나 공격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한 시즌 최고 타율도 지난 2008년 기록한 2할8푼2리. 하지만 올해는 타율도 어느덧 2할7푼9리까지 올라왔다. 이대수는 커리어하이 성적에 대해 "조금씩 욕심이 난다. 100안타를 한 번 쳐보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한대화 감독도 "이제는 100안타도 치고 해봐야 할 것은 해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에게 기대를 나타냈다.
사실 지난주 그에게 불의의 사고가 있었다. 지난 26일 대전 LG전에서 '파이어볼러' 레다메스 리즈의 159km 강속구에 헬멧을 강타당한 것이다. 갑작스런 사고로 뇌진탕 증상도 보였다. 다행히 큰 이상은 없지만 어지럼증이 조금 남아있다. 그 와중에도 이튿날 대타로 나와 밀어내기 볼넷을 얻었고, 마지막날 선발로 나와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활약했다. 사구 후유증도 이겨낸 투혼으로 불방망이 기세를 이겨내고 있는 것이다. 이대수는 후반기 13개 볼넷을 얻어내 출루율도 4할4푼3리나 된다. 대단한 집중력이 아닐 수 없다.
이대수는 "집중력이라는 건 결과가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다. 나는 언제나 집중을 하고 있다"며 "사구를 맞은 뒤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59km 강속구도 이대수의 투혼을 이길 수 없다. 그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