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대 최하위'넥센, 프로야구 평준화인가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08.30 07: 03

[OSEN=고유라 인턴기자] '꼴찌' 넥센 히어로즈가 4할을 넘었다.
 
올 시즌 현재 최하위 넥센은 지난 24일 잠실 LG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4할2리로 4할 고지에 오르더니 29일 현재까지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를 거둔 기세로 꾸준히 4할대를 유지하고 있다. 29일 기준으로 넥센은 현재 41승60패 승률 4할6리를 기록중이다. 최하위인 넥센이 4할대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 프로야구 팀간 성적이 평준화를 이뤄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올 시즌 넥센은 4월 10승13패를 거두며 승률 4할3푼5리 6위로 깔끔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넥센은 5월 들어 KIA와 삼성 등 강팀들에게 잇달아 스윕 당하며 충격의 8연패(우천 연기 2경기 포함)에 빠졌다. 결국 5월 성적 7승16패로 승률이 3할7푼으로 내려앉으며 8위 추락의 아픔을 겪었다.
이어 6월 성적 7승13패로 승률이 3할6푼4리까지 떨어졌던 넥센은 7월 들어 LG전을 스윕하고 SK에 위닝 시리즈를 거두며 7승7패로 승률을 3할8푼8리까지 끌어올리더니 8월 10승11패로 대망의 4할대에 올랐다.
최근 10년 내에 최하위 팀이 4할대의 승률을 올린 것은 2004년, 2007년 단 2번 뿐이다. 특히 2004년은 8위 롯데가 4할1푼을 거둔 반면 1위팀이었던 현대(.586)는 6할에 못 미치면서 8개 팀이 2할 범위 내에서 촘촘한 싸움을 펼쳤다. 올 시즌도 1위 삼성이 현재 6할에 머물러 있어 전 팀이 큰 차이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넥센은 특히 8월 들어 포스트 시즌 티켓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SK, KIA, 롯데, LG 등 2~5위권 팀을 상대로 14경기에서 7승7패를 거두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오히려 넥센은 중요한 경기를 가져오며 순위권 싸움에 변화를 일으켰다.
 
넥센은 지난 19일 KIA전에 승리하며 KIA를 3위로 떨어뜨리고 23~25일 LG를 스윕하며 4강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들더니 27일에는 롯데의 5연승을 끊으며 롯데를 4위로 돌려보냈다. 최하위 넥센이 강팀 잡는 약팀으로서 돌고 도는 프로야구계 전력 사슬을 단단히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넥센은 이제 4할대에 턱걸이했을 뿐이고,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언제 다시 밑으로 내려갈지 모른다. 그러나 다른 해보다 넥센의 전력 평준화에 눈길이 가는 것은 팀 내 주전 선수들이 몇 년 사이 급속히 팀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팀내 에이스거나 유망주였던 이택근, 황재균, 고원준, 송신영 등은 트레이드를 통해 다른 팀 유니폼을 입었고 정성훈은 FA로 떠났다. 그러나 넥센은 주전 멤버들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끈끈한 팀 분위기와 악착같이 틈을 파고드는 플레이를 통해 시즌 막판 '고춧가루'팀으로 떠올랐다. 불리한 줄만 알았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복덩이' 박병호도 팀의 상승세에 한몫 하고 있다.
이처럼 온갖 고난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 수록 강해지며 4할대의 승률에 오른 넥센의 투쟁기에 야구팬들의 응원의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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