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로테이션 조정' 승부수 던진 양승호 감독, 결과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8.30 07: 00

[OSEN=이대호 인턴기자] 선발 로테이션 교체 카드가 4강 확정을 넘어 플레이오프 직행이 걸린 2위 등극을 위한 포석이 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주 5승1패를 거두며 3위 자리까지 올랐다. 이미 4강 싸움을 벌였던 5위 LG 트윈스와는 6경기 차로 앞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확정적인 상태다. 게다가 2위 KIA 타이거즈와 한 경기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잔여경기 결과에 따라 충분히 2위 자리를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롯데가 이번 주 만나는 상대는 만만치 않다. 일단 사직에서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 2연전을 갖고 바로 2위 경쟁팀 KIA 타이거즈와 경기를 치른다. 그 뒤 롯데는 잠실로 올라와 4강을 포기하지 않은 LG 트윈스와 3연전으로 정면 대결한다. 롯데 양승호(51) 감독은 28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 앞서 "다음 주 6연전에서 3승 3패만 하면 4강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냐"라며 이번 6연전을 시즌 순위 싸움의 분수령으로 예상했다.

결국 양 감독은 30일 사직 삼성전을 앞두고 '선발 로테이션 교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15경기에서 송승준-고원준-장원준-사도스키-부첵으로 이어지는 5선발 로테이션을 정확히 지켜왔던 양 감독은 30일 사직 삼성전에서 원래 순서인 고원준 대신 장원준을 선발로 예고했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삼성에 약했던 고원준 대신 장원준을 내세워 기선 제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고원준은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8.00으로 부진했지만 장원준은 삼성전 4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3.75로 나쁘지 않았다. 또한 장원준은 8월 4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2승1패 평균자책점 1.93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주 6연전을 승리로 시작해 현재의 좋은 팀 분위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어 31일 삼성전 선발로는 장원준과 자리를 바꿨던 고원준 대신 라이언 사도스키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궁극적으로 양 감독이 고원준의 등판을 늦춘 이유는 다음달 1일 사직 KIA전 출전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호랑이 사냥꾼'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고원준은 KIA전 6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1.66으로 천적과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미 멀찌감치 달아나 있는 선두 삼성과의 경기 보다는 당장 순위 싸움을 해야 할 KIA와의 맞대결이 롯데 입장에선 더욱 중요하다. 삼성전에서는 1승1패만 해도 만족하지만 KIA전은 반드시 잡고 넘어가겠다는 양 감독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다.
8월 내내 규칙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며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했던 롯데는 이 기간동안 15승 6패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연승을 달리면 라인업을 바꾸지 말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보통 좋은 분위기에선 변화 없이 안정적인 운영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그렇지만 양 감독은 과감한 선발 로테이션 조정으로 2위 등극을 위한 한 수를 던졌다. 계산대로 맞아 떨어져 롯데가 이번 주 반타작 이상 거둔다면 4위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반면 선발 로테이션 교체는 호투를 이어가던 선발 투수들의 리듬을 깨트리는 것이므로 자칫 독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양 감독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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