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의 컴백 ‘통증’, 쉽고 강렬하고 아프다
OSEN 이혜진 기자
발행 2011.08.30 08: 11

할리우드 진출을 앞둔 배우 권상우의 국내 스크린 복귀작 ‘통증’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 2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언론 시사를 통해 첫 공개된 ‘통증’은 영화가 내세운 ‘감성 멜로’란 이름값을 제대로 해 낸 작품이었다.
영화 ‘통증’은 어린 시절 자동차 사고로 가족을 잃은 죄책감과 그 사고로 인한 후천적인 후유증으로 통증을 느낄 수 없게 된 남자 ‘남순’(권상우)과 유전으로 인해 작은 통증조차 치명적인 여자 ‘동현’(정려원)의 강렬한 사랑을 그린 감성 멜로물. 영화 ‘친구’ ‘사랑’ 등 선 굵은 남성적 영화를 주로 연출했던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10번 째 작품이다.

‘통증’은 한 마디로 쉽다. 주인공들의 감정이 애매하지도, 스토리를 일부러 복잡하게 꼬지도 않는다.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발칙한 반전도 없다. 대신 소리 없이 다가오는 계절의 변화를 무의식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듯, 영화는 이야기의 감동을 관객들의 가슴속에 소리 없이 파고들게 한다.
쉽다고 해서 스토리가 성기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단순 무식하게 톱스타 권상우나 곽경택 감독의 흥행 파워에 의존하지도 않았다. ‘통증’은 결핍으로 인해 삐걱거리는 두 남녀를 통해 사랑의 본질을 드러낸다. 애써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머리와 가슴으로 그 메시지가 전달된다. 상처가 남기는 통증처럼 인생에서 무언가 중요한 것들이 각각 하나씩 결핍된 남녀의 사랑은 강렬하고 아프다.
이 작품은 인기 만화가 강풀의 원안을 토대로 만들어 졌다. 그의 아이디어는 참신했고 두 배우는 권상우, 정려원이 아닌 ‘남순’과 ‘동현’으로 완벽하게 빙의됐으며 곽경택 감독의 기술적인 터치는 여성 감독의 그것만큼이나 섬세했다.
이 영화는 그 동안 멜로물이 고수했던 감성문법을 고스란히 차용했다. 그래서 의외성이 주는 놀라움이나 참신함은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위대한 서사의 힘으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이 영화의 미덕이다. 감독, 배우, 시나리오 삼박자의 조화로 완성된 ‘통증’은 가을의 감수성을 자극하기에 안성맞춤인 영화라 평할 만하다. 내달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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