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릴리프' 배영수, 후반기 삼성 히든카드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8.30 10: 39

"한국시리즈에서도 롱릴리프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경험 많은 베테랑 우완. 그는 남은 시즌과 한국시리즈 직행 시 큰 무대에서도 선발이 아닌 롱릴리프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우완 배영수(30)의 롱릴리프 출격을 지시했다.

 
류 감독은 지난 27일 잠실 두산전을 돌아보며 "만약 1-1로 12회까지 갔다면 정인욱에게 11회까지 맡긴 뒤 배영수에게 마지막 1이닝을 부탁했을 것"이라며 "영수는 한국시리즈 진출 시에도 롱릴리프로 뛸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류 감독의 시즌 막판 투수진 운용 전략 중 하나다. 류 감독은 "30경기 정도 남았을 때 기존 선발 로테이션에서 두 명 정도가 불펜 보직을 소화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안지만-권혁-권오준-정현욱-오승환이 버틴 계투진에 선발 카드를 보태 '지키는 야구'를 넘어 '잠그는 야구'를 하고 싶다는 뜻.
 
이 가운데 배영수의 릴리프 전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 시즌 배영수는 19경기 6승 8패 평균자책점 5.78(29일 현재)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피안타율 3할2푼1리에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1.55로 세부 스탯도 그리 믿음직하지 못했다. 일단 페넌트레이스 성적서 다른 선발 투수들에 비해 성적이 저조한 편인 만큼 현 시점에서 계투 강등은 좌천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를 염두에 두면 이야기가 다르다. 윤성환과 장원삼을 큰 경기 선발용으로 생각 중인 동시에 덕 매티스-저스틴 저마노와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한 좌완 차우찬을 놓고 포스트시즌 선발로 저울질 중인 삼성이지만 이들 중 한국시리즈 선발감으로 확실하게 좋은 모습을 보인 투수는 없다.
 
8개 구단 중 배후진까지 가장 탄탄한 선발진을 갖춘 삼성이지만 예상 선발 투수 중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 특화된 투수는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 이 가운데 경험 많은 배영수를 롱릴리프로 활용한다는 것은 경기 중 변수가 많은 단기전에서 선발 조기 강판 시 추격조로 배치한다는 뜻이다. 2004년 현대와의 한국시리즈서 10이닝 노히트 경기를 보여주기도 했고 2006년 팔꿈치 통증 속에서도 전천후로 나선 투수가 바로 배영수다.
 
확고부동한 선발 카드로 놓기는 올 시즌 페이스가 아쉬운 배영수. 선발 카드보다 계투 옵션 중 한 명으로 배치된 배영수는 '잠그는 야구'로의 진화를 꿈꾸는 삼성의 2011시즌 후반기 히든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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