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과 2NE1은 미쳤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8.30 11: 06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베스트셀러인 정민 교수의 '미쳐야 미친다'는 조선시대 지식인 마니아들의 열정과 광기를 탐색한 글이다. 미치지 않고서는 한 마디로 최고의 경지에 달할수 없다는 촌철살인의 반어법이 바로 '미쳐야 미친다'(不狂不及) 아닐까. 그렇다면 YG의 수장 양현석 대표와 걸그룹 2NE1은 미친 게 틀림없다.
지난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NE1의 데뷔 후 첫 단독 콘서트 '놀자'의 마지막 공연을 봤다. 산다라는 열광하는 관객들에게 "우리 한번 미치도록 신나게 놀아볼까요?" 물었고 팬들은 환호로 답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이어진 2시간. 때로는 빠르고 강렬하며 때로는 잔잔하고 감동적인 콘서트장에서 2NE1과 제작진, 그리고 관객은 모두가 하나였다. 
'파이어'를 시작으로 '아 돈 케어' '내가 제일 잘 나가' 등 최근 가요계에서 5연속 퍼펙트 올킬의 대기록을 세운 2NE1의 히트곡들이 이어지는 막간 마다, 빈 무대 대형 스크린에는 4인 멤버의 성장담과 메시지, 나이와 인종을 초월한 세계인들이 유투브 등을 통해 보여주는 '2NE1 따라하기' 영상들이 다채롭게 채워졌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문구 하나. '2NE1은 미쳤다.' 음악에 미쳤고 연습에 미쳤고 패션에 미쳤고 공연에 미쳤다고 했다. 이 말처럼 국내를 평정하고 이제 일본 열도에 진출하는 4인조 걸그룹의 면모를 잘 드러내는 표현은 없을게다.
이날 콘서트장을 처음 찾은 부모 앞에서 순백의 웨딩 드레스를 입고 첼리스트 언니와의 멋진 하모니를 들여준 박봄은 사실 '가출녀(?)'였다. 유학중이던 미국에서 부모 몰래 학교를 자퇴하고 한국으로 숨어들어와 YG 오디션에서 줄곧 낙방의 쓴 잔을 들어야했다.
그룹의 막내인 공민지는 철없을 초등학생 시절부터 자신의 춤추는 모습을 찍은 데모 테입을 수도 없이 YG에 보냈다. 과연 누가 이 테이프를 보기는 볼까라는 의구심을 가졌을 법도 하지만, 어느 날 'YG 본사로 와보세요'라는 전화를 받기 까지 몇 년 세월을 그는 춤만을 추고 또 췄다.
카리스마 리더 씨엘. YG 오디션에 수도없이 떨어지고 닭똥같은 눈물을 흘렸지만 그의 사전에 포기란 단어는 없었다. 필리핀에서 톱스타로 군림하던 산다라. 고국 땅에서 인정받고 싶어 연습생으로 다시 시작하는 길을 택했다.
그렇다면 미쳤기에 YG 연습생 발탁의 꿈을 이룬 4명의 앞길이 당시 장밋빛으로 빛나고 화려했을까. 5년이다. 옛말에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고 했는데 최신 핸드폰 기종이 1년도 못버티는 요즘에는 5년이면 벌써 딴 세상이다.
4명의 숨은 원석을 발굴한 양 대표는 이들에게 5년 동안 연습에 연습, 그리고 또 연습을 시키고 서로 경쟁시키는 수련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빅뱅을 만들 때도 그랬듯이, 자신은 높은 의자에 앉아 이런저런 지시만 내리는 게 아니고 함께 뛰며 혼내고 가르치면서다.
빅뱅이나 2NE1이나 콘서트장이나 시상식장 등에서 늘 "사장님께 감사"를 먼저 외친다. 이미 톱스타인 그들이 누가 시킨다고 해서 던질수 있는 멘트가 아니다. 오히려 다른 소속사 같으면 계약기간 끝났다고, 아니 끝나기도 전에 떠난다고 큰 소리 칠까봐 눈치봐야할 레벨들이다.
이들의 눈에는 자신들 보다 더 미쳐있는 양 대표가 스승이자 선배, 그리고 동료로 보였을 게 분명하다.
걸 그룹 2NE1이 26일부터 28일까지 데뷔 2년여만에 가진 첫 단독콘서트 '놀자(NOLZA)'에서 매회 4000여명, 3일동안 총 1만 2000여명의 관객을 열광시킬수 있었던 배경이 바로 양 대표와 함께 음악에 '미쳤기 때문'이고 이같은 열정과 광기가 K-POP을 세계로 퍼뜨리는 원동력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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