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활한 근육남, 알고보면 섬세한 초식남"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08.30 17: 42

남성적인 근육, 호탕한 웃음 소리, 쾌활한 성격.
 
그룹 신화의 멤버이자 가수 겸 연기자 김동완을 떠올릴 때 함께 거론되는 것들이다. 그런 그가 최근 트랜스젠더로 '컬쳐쇼크'를 주더니, 나아가 시인으로까지 변신했다. 뮤지컬 '헤드윅'과 MBC 광복절 특집극 '절정'을 통해서다. 고개를 갸우뚱하던 사람들은, 의외로 이 역할들에 잘 맞아떨어진 김동완에게 호평을 보내고 있다.

 
"뮤지컬을 하면서는 저한테서 힘을 좀 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원래 어깨와 목소리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편인데, 보통 사람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번 뮤지컬로 힘을 빼는데에 좀 익숙해졌어요."
 
그가 '절정'에서 맡은 역할인 시인 이육사는 유약하지만 의지가 센 엘리트이자 독립운동가. 김동완은 말투와 표정, 목소리까지 모두 바꿨다.
 
"자꾸들 의외라고 하시는데, 정작 감독님은 정말 잘어울리는 배역이라고 하셨어요.(웃음) 저는 늘 슬픔이라는 감정이 저를 움직이거든요. 불합리한 것보다는 슬픈 일에 더 제 마음이 움직여요. 아마 이육사 시인도 그랬을 거예요. 전 정말 많이 공감하면서,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각종 불합리한 일에 '직언'을 던졌던 그이기에, 의외의 답변이다. 그는 서둘러 덧붙인다.
 
"이제 합리, 불합리를 가르는 기준은 많이 흐려졌어요. 제가 맞다고 생각한 얘기나, 제가 존경했던 선생님이 점차 삐뚤어지는 경우도 봤고, 정답이 다 정답이 아니란 것도 알게 됐거든요. 이제 '직언'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사실 그는 3년전 연예활동에 염증을 느끼기도 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돌려 말하긴 했지만, 연예활동에 많이 질렸음을, 오히려 빨리 공익근무를 시작해서 좀 쉬고 싶음을 강조했었다.
 
"그랬었죠. 그냥 머리를 좀 비우고 싶었어요. 그런데 연예활동을 쉬다보니, 오히려 목적의식이 생기더라고요.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다보니,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도 알게 되고. 최고의 것을 갖고 싶고, 최고의 자리에 있고 싶다는 욕심을 버리는 방법도 알게 됐어요."
 
요즘 그의 가장 큰 고민은 '좋은 여자를 못 만나면 어떡하지' 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까다로워지는 데다가, 또 자신이 좋은 여자를 만날만한 좋은 남자인지도 걱정이란다.
 
"저는 사실 초식남이에요. 제 프라이버시를 상당히 중시하고요. 연애보다는 일을 좋아하죠. 예민하기도 하고. 나만을 위해서 요리하는 것도 좋아해요. 앙케이트 같은 거 하면 '초식남'이라고 나와요. 연애를 해도 나중엔 '언니 같은 남자친구'가 되거든요. 말도 많이 하고 아주 사소한 것도 공유하려 하고. 고치려 해도 타고난 성격이라 잘 안고쳐져요.(웃음)"
 
외모를 완전히 배신하는 성격 설명되겠다. 그래서 그는 그동안 보여준 모습보다 앞으로 보여줄 매력이 더 많다. 하반기엔 연기 활동에 더 중점을 두고, 이같은 자연스러운 변신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내년에는 신화 활동도 계획돼있다. 현재 멤버들과 함께 신화컴퍼니를 세우고 컴백 작업에 한창이다.
 
"신화 활동, 정말 하고 싶었어요. 멤버들이 합쳤을 때, 그 힘도 크고. 그리웠고요. 군무는 더 빡세질 거고요. 퍼포먼스도 화려할 거예요. 저도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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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라이브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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