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미국에서도 스카우트들이 매번 경기장을 찾아 다른 선수를 보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겠다".
27일 만의 승리. 불운에 울고 자신의 난조에 어깨를 감싸쥐던 외국인 투수는 그제서야 비로소 진심이 담긴 웃음을 보였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0)가 시즌 10승(6패, 30일 현재)째를 수확했다.

니퍼트는 30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로 나서 최고 151km의 직구에 체인지업을 활용하며 6이닝 6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5개) 2실점으로 시즌 10승 째를 올렸다. 지난 3일 KIA전서 8이닝 10피안타 3실점 승리를 거둔 후 27일 만의 승리다.
경기 후 니퍼트는 "한동안 9승에 머무른 것을 생각지 않고자 했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의식은 하게 되더라. 다행히 3회 타선이 터져준 덕분에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라고 밝힌 뒤 지난 24일 문학 SK전서 미-일 스카우트들의 방문을 의식했는지 여부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왔었는지는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미국에서도 내가 아닌 다른 선수들을 보기 위해서라도 스카우트들이 구장을 찾는다. 그런 환경에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뒤이어 니퍼트는 "가족들이 돌아간 이후로는 인터넷이나 전화로 연락을 하고 자유시간에는 집에서 TV를 본다. 그러나 아무래도 가족이 있고 없고 차이가 많이 있다. 심심하다"라며 웃었다.
"시즌 초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팀에도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래도 경기 마다 팀이 원하는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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