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감독이든 100% 만족은 없다'고 표현한다. 정규 시즌 1위를 질주 중인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 역시 마찬가지. "좀 더 쉽게 갈 수 없을까". 류 감독은 30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한국시리즈 직행을 가시권에 두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표정이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류 감독은 "타선이 좀 더 분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과의 주말 3연전을 2승 1패로 장식했지만 방망이가 제대로 터지지 않았다. 화끈한 공격야구를 내세웠던 류 감독이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그래서 류 감독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이제부터 승부를 걸어야 한다. 정규 시즌 1위를 확정지을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좀 더 쉽게 갈 수 없을까. 쉽게 가고 싶은데 말야. 쉽게 못 가네".

한국시리즈 직행을 향한 8부 능선을 넘었다는 표현에 대해서도 "글쎄"라고 반문했지만 "잘 안 되겠나 싶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타선도 좀 더 잘 해줬으면 좋겠다. 투수들도 분발해야 한다. 이기기 위해 투타 조화를 이뤄야 한다".

류 감독의 바람이 통한 것일까. 삼성 타선은 모처럼 활발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8개 구단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롯데 앞에서 장단 20안타를 때리며 13-3으로 이겼다. 롯데 관계자는 "삼성의 팀타율이 2할5푼대가 맞냐"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붙박이 4번 타자 최형우는 시즌 24, 25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이대호를 제치고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최형우는 4회 1사 1,2루 찬스에서 롯데 2번째 투수 진명호의 3구째 직구(145km)를 받아쳐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3점 아치를 터트렸다. 그리고 5회에도 우월 솔로 아치를 가동했다. 시즌 25호째.
외국인 투수 덕 매티스는 국내 무대의 최종 관문까지 통과했다. 매티스는 지난 2일 대구 넥센전에서 국내 무대 첫 승을 따낸 뒤 3연승을 질주했으나 롯데와의 대결이 최대 고비나 다름없었다.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는 "매티스가 적극적인 타격을 펼치는 롯데와 LG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삼성의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매티스는 7이닝 무실점(5피안타 3탈삼진)으로 시즌 4승째를 따냈다.
침묵했던 타선의 부활 조짐과 외국인 투수의 최종 관문 통과. 이런 맥락에서 삼성의 이날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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