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최하위 위기가 엄습했다.
한화가 4연패에 빠졌다. 한화는 지난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3회에만 무려 9실점하며 5-12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이날 패배로 4연패 수렁에 빠진 7위 한화는 45승60패2무로 6위 두산(44승56패2무)에 1.5경기차로 벌어졌다. 반면 이날 KIA에 승리한 8위 넥센(42승60패)에 1.5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6위와 8위 사이에서 1.5경기차 7위가 된 한화. 자칫 최하위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화는 4월에 6승16패1무로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5월 코칭스태프 보직 이동과 구단 경영진 교체로 13승13패로 반전에 성공했다. 5월21일부터 7위로 뛰어오른 한화는 6월에도 12승10패로 승승장구하며 6월16일부터 21일까지 6위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그러나, 7월 류현진의 부상 여파로 6승10패에 그치며 7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8월에도 8승11패1무로 주춤하며 6~7위를 오가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달 사이에 벌써 2번이나 4연패를 당할 정도로 연패가 잦아지고 있다. 류현진과 양훈의 부상 공백으로 마운드 운용에 무리가 왔고, 타선에서도 강동우와 이대수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침묵하고 있다. 이기는 경기는 확실하게 잡았지만 지는 경기에서는 맥없이 지기를 반복했다. 팀 전력 자체가 완전하게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부상선수가 속출함에 따라 이제는 한계에 직면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5.19)과 팀 타율(0.249) 모두 최하위다. 야구통계학자 빌 제임스가 고안한 '피타고라스 승률'에 따르면 한화의 기대 승률은 3할5푼5리로 리그 최하위여야 한다. 하지만 적절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기대보다 훨씬 높은 4할2푼9리의 승률을 내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높은 득점권 타율(0.286)이 그 증거. 타자들의 집중력과 박정진의 투혼으로 승수를 쌓았지만 2년 연속 하위팀으로서 한계를 갖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하위 넥센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넥센은 트레이드로 영입한 4번타자 박병호가 맹활약하며 8월 21경기에서 10승11패로 선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 11경기에서 8승3패로 가파른 상승세. 한대화 감독도 "넥센이 박병호가 들어온 뒤 힘이 붙었다"며 잔뜩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화가 마지막으로 넥센과 최하위 자리를 바꿈한 것이 지난 5월21일. 한화는 넥센과 가장 많은 8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는 시즌 전 가장 큰 목표로 4할 승률과 탈꼴찌를 잡았다. 4할 승률은 달성이 유력하지만 꼴찌 탈출은 이제 장담할 수 없는 처지. 한대화 감독은 "3년 연속 최하위를 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최하위만은 어떻게든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3년 연속 최하위를 한 팀은 2001~2004년 도맡은 롯데밖에 없다. 올해 재미있는 시즌을 보냈는데 최하위 성적표를 받는다면 그것만큼 억울한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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