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나타나는 마무리투수의 중요성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31 10: 37

역시 확실한 마무리투수가 있는 것과 없는 건 차이가 크다.
LG는 지난 30일 문학 SK전에서 4-3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4-1로 리드한 8회말 임찬규가 이호준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1점차로 쫓기자 LG 벤치는 긴급히 송신영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송신영은 1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1점차 상황을 무리없이 지켰다. 이날 승리로 100일 만에 3연승을 거둔 5위 LG는 4위 SK에 4.5경기차로 따라붙었다. 4강에 대한 희망을 불지핀 순간이었다.
LG는 올해 마무리 투수로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박종훈 감독은 "시즌 초반 잡을 수 있는 경기를 잡지 못한 게 크다. 선수들도 경기를 하면서 어느 정도 계산을 하고 뛴다. 그런데 뒤가 불안하니까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G는 9회 이후 역전패가 7차례로 가장 많다. 하지만 지난달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맞춰 데려온 송신영이 뒷문을 확실하게 잠그면서 이 같은 고민이 해소되고 있다. 송신영은 LG 이적 후 9경기에서 2패5세이브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 중이다. 세이브 5개 중 3개가 1점차 세이브.

반면 같은 날 KIA는 불펜이 승리를 날렸다. 6회말까지 7-3으로 넉넉한 리드를 지키고 있었지만, 7회초에만 대거 5실점하며 무너져내렸다. 양현종·유동훈·심동섭 등 나오는 구원투수들마다 실점했다. 올해 KIA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KIA는 역전패가 27패로 가장 많은데 그 중 16패가 6회 이후 역전패였다. 그만큼 불펜 투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확실한 마무리투수가 없다 보니 불펜 운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당장 페넌트레이스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 진출 이후에도 KIA가 꼭 풀어야 할 고민거리다.
올해 프로야구는 뒷문 불안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오승환이라는 확실한 마무리투수가 있는 삼성만은 예외. 올해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9회가 가장 안심되는 팀이다. 오승환이 45경기에서 1승38세이브 평균자책점 0.56이라는 완벽에 가까운 성적을 낸 덕이다. 1점차 세이브만 무려 19개. 유일하게 9회 이후 역전패가 없는 팀이 삼성이다. 삼성은 승계주자 실점율도 25.3%로 가장 낮은데 승계주자 자체가 182명으로 가장 적다. 오승환뿐만 아니라 정현욱과 안지만처럼 확실한 불펜 투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7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도 김사율이라는 수준급 마무리투수의 등장을 빼놓고는 설명이 어렵다. 김사율은 7월 이후 18경기에서 2승11세이브 평균자책점 0.95로 철벽 마무리 솜씨를 과시하고 있다. 7월까지만 해도 역전패가 18패로 가장 많은 팀이 바로 롯데였지만 이후 두 달 동안 역전패가 2패밖에 없다. 6회 이후 역전패는 단 1패. 김사율이 뒷문을 안전하게 지켜준 덕분에 롯데는 계산이 되는 경기가 가능해졌다. 최근 1점을 짜내는 작전 성공률이 높아진 것도 결국에는 뒷문에 대한 계산이 서기 때문이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뒷문을 지키는 마무리투수들의 활약에 따라 시즌 막판 희비가 갈릴 가능성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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