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배우다', 넥센 새내기 윤지웅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8.31 10: 36

"생각과 의욕만으로는 되지 않는 곳이 프로 무대인 것 같아요. 한 수나 두 수 정도 더 보면서 던지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동의대 시절 그는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으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드래프트서도 전체 3순위에 지명되며 아마추어 시절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였는지 알 수 있게 했다. 그러나 프로 무대는 아직도 어려운 곳이라는 것이 데뷔 시즌을 치르는 새내기의 이야기. 넥센 히어로즈 신인 좌완 윤지웅(23)은 그렇게 첫 시즌을 치르고 있다.

 
윤지웅은 올 시즌 40경기서 2승 6홀드 평균자책점 2.31(30일 현재)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1차 스탯만 보면 계투 요원으로서 맹활약을 보이는 듯 하지만 승계 실점이 높은 편이고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1.54에 피안타율 2할8푼4리로 2차 스탯은 다소 아쉽다.
 
"1,2군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약간 여유를 찾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반드시 잘 하겠다'라는 의욕만 넘쳤는데 프로 무대는 생각과 의욕만으로 성공하기는 힘든 곳 같아요. 프로 무대에 걸맞는 실력을 갖추고 좀 더 길게 보는 관점에서 타자를 상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로 원포인트 릴리프로 나서는 만큼 윤지웅에게는 공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승부처에서 위기를 넘기면 박수를 받지만 실투 하나에 고개를 떨구며 그대로 덕아웃으로 향하는 보직이 바로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 실전에서보다 더 많은 공을 던지고 찰나에 성패를 쥔 투수들이다.
 
"1군 타자들은 노림수나 힘, 컨택 능력이 확실히 대학 타자들과는 다르니까요. 종전에 비해 한 수나 두 수 정도 더 보고 던져야 할 것 같아요. 가끔 상대 중심타자와 맞설 때는 막막할 때도 있고 생각이 더 많아질 때도 있어요. 1~2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데 그치지만 경기 흐름을 가져올 수도 있는 보직인 만큼 순간에 더욱 집중하면서 그 속에서 더욱 배우고 있습니다".
 
180cm 72kg의 체격인 윤지웅. 외형만 보면 야구 선수보다는 일반인에 가깝다. 첫 프로 시즌인 만큼 여름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으나 그는 손사래를 쳤다.
 
"더위는 잘 안 타는 편이에요. 그래서 체력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순간의 경기력으로 상승세를 탈 수도 있고 침체될 수도 있어서 그 점이 가장 걱정입니다. 코칭스태프, 선배들께서 항상 따뜻하게 조언해 주시거든요. 정말 많이 배우고 심리적으로 여유를 갖추면서 제대로 배우고 익혀서 제 것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던진 공보다 앞으로 던질 공이 훨씬 더 많은 유망주 윤지웅. 바른 모습으로 질문에 답한 윤지웅의 모습 속에는 미래 주축 투수의 얼굴이 숨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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