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빅리그', 개그맨판 '나가수' 될까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1.08.31 10: 51

‘개그 콘서트’ 원년 멤버로 최근 CJ에 둥지를 튼 김석현 PD가 장덕균 작가와 다시금 힘을 합친 tvN 새 개그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 위용을 공개했다.
지난 30일 밤 서울 여의도 한강유람선에서는 ‘코미디 빅리그’ 출정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장엔 김석현 PD, 장덕균 작가를 비롯해 유세윤, 박준형, 박휘순, 김미려 등 30여 명의 출연 개그맨들이 모여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코미디 빅리그’는 독특하고 참신한 형식에 도전해 온 tvN이 선보이는 대형 코미디 쇼. 프로 개그맨들을 위한 꿈의 무대를 선보여 침체기에 빠진 대한민국 코미디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기획됐다. 개그 프로그램 최초로 리그제를 도입, 우승한 한 팀에게 1억 원의 상금을 주는 방식이다.

이번 프로그램이 더욱 눈길을 끄는 점은 공중파 3사를 대표했던 개그맨들 대부분이 둥지를 떠나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는 부분. 특히 KBS 2TV ‘개그 콘서트’를 통해 스타가 된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 박휘순 등은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김 PD와의 의리를 이유로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 개그맨들이 모인 자리였던 만큼 출정식 현장은 웃음과 해학으로 가득했다. ‘뼈그맨’ 유세윤은 뺨 맞는 즉석 개그로 모두를 폭소케 했고, 윤성호는 패셔니스타 못지않은 패션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와 더불어 전환규는 자신의 유행어 “퐝규에요”를 연발, 분위기를 띄웠다.
이런 가운데 사뭇 진지한 이야기들도 오갔다. 한동안 방송가를 떠나 대학로에서 관객들을 직접 만났던 박준형은 “상금 때문에 하는 게 아니다. 양질의 개그 많이 보여드려서 개그맨들이 설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조심스레 입장을 전했다.
이어 “거의 천 명의 개그맨들이 놀고 있다. 계속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 그러려면 정말 잘 돼야 한다. 다들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그의 말처럼 정통 개그를 펼칠 수 있는 프로그램은 현재로선 ‘개그 콘서트’와 MBC ‘웃고 또 웃고’를 제외하면 전무한 상태. 그나마 ‘개그 콘서트’의 경우 일요일 황금 시간대로 고정 팬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지만 ‘웃고 또 웃고’는 금요일 심야 시간대라 시청자 접근성조차 현저히 떨어진다.
여기에 SBS ‘웃찾사’가 시즌 2로 돌아온다고 하지만 수천 명에 달하는 기성 개그맨과 신인 개그맨들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이런 상황에서 ‘코미디 빅리그’는 탄생 자체만으로도 개그맨들에겐 큰 의미라는 것.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가 침체된 가요계에 활력을 불어 일으켰듯이 ‘코미디 빅리그’ 역시 개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코미디 빅리그’는 내달 17일 밤 9시 tvN에서 첫 방송되며 방송인 이수근, 배우 이영아의 사회로 총 10주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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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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