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실화 '챔프', '과속스캔들' 재미에 최루성 감동까지 '기대이상'
OSEN 이혜진 기자
발행 2011.08.31 11: 29

배우 차태현이 영화 ‘챔프’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우스꽝스러운 ‘몽키 자세(경마 자세 중 하나)’를 취하며 자신감을 내비칠 때만해도 의아함이 앞섰다.
말을 소재로 한 영화 ‘각설탕’으로 흥행에 참패했던 이환경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챔프’는 겉보기엔 전작과 너무나 많이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말과 미녀 배우 임수정의 만남으로 감동 드라마를 그리고자 했던 ‘각설탕’은 상투적인 스토리와 진부한 설정으로 관객들에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챔프’ 역시 아역배우와 함께하면 100% 흥행 승률을 자랑하는 차태현과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김수정, 유니콘처럼 환상적 이미지를 풍기는 백마 ‘우박이’를 전면에 내세워 화제를 뿌렸지만 영화 자체에 대한 믿음은 그리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30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언론시사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챔프’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도 남을 만큼 진정성 있는 작품이었다.
‘챔프’는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와 절름발이 경주마가 함께 역경을 극복하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실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극 중 차태현은 하나 밖에 없는 딸을 위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꿈에 도전하는 기수 ‘승호’로, 김수정은 승호의 분신 같은 딸 ‘예승’으로 분해 관객의 눈물 콧물을 쏙 뺀다.
특히 차태현의 변신은 입이 벌어질 만큼 놀랍다. 전매특허인 말재주, 코믹한 연기와 표정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던지던 예전의 차태현은 ‘챔프’를 통해 묵직한 '진짜' 연기를 보여준다. 러닝타임 내내 좌충우돌 최선을 다하는 ‘승호’의 모습은 차태현 그가 영화 촬영 현장에서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했을 거라는 확신이 들만큼 절절하다.
차태현은 ‘승호’를 통해 가볍고 유쾌한 이미지뿐 아니라 짠한 부성애와 연기자로서의 열정을 오롯이 보여준다. 전심을 다하는 ‘승호’의 모습은 그 자체가 감동이 되어 관객의 가슴에 부메랑처럼 꽂힌다. 기다림을 아는 이환경 감독의 연출력과 딸 ‘예승’을 연기한 김수정, 말 ‘우박이’의 연기력도 극의 감동을 더한다.
김상호 백도빈 박원상 김기천 등 조연배우들의 명품 코믹 연기는 이 영화에 양념처럼 골고루 버무려지며 울고 웃기는 감동 실화 한편을 완성시켰다.
화려한 액션이나 현란한 볼거리는 없지만 뜨끈한 사골국물처럼 가슴을 따뜻하게 지피는 ‘챔프’. 까칠한 남자 기자들도 울리는 체루성 감동 실화 '챔프'는 올 추석 온 가족 모두를 충족시킬 유일한 가족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달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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