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그녀' 곽재용 감독, 만화 작가로도 데뷔
OSEN 이은화 기자
발행 2011.08.31 14: 54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클래식'으로 한국 영화계에 굵직한 히트작을 발표해 온 곽재용 감독(사진)이 만화 작가로도 데뷔한다.   
 
최근 중국영화의 메가폰을 잡으며 한류감독으로 자리잡은 그가 바쁜 영화일정 중에도 틈틈이 구상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만화 '여보(驪寶) 이야기'와 '주홍나비' 시리즈 두 편을 동시에 발표하게 됐다.  

 
'여보 이야기'는 일제가 조선을 식민지배 하기에 앞서 명성황후를 시해했던 한국 근현대사의 악몽 같은 사건을 모티브로 삼고 있는 역사 판타지물이다. 곽 감독은 생생한 역사적 배경을 살리기 위해 실제 여주에 있는 명성황후의 생가와 남한강을 배경으로 판타지적 서사를 덧붙이고, ‘인어’라는 상상의 존재를 실체화 했다.
 
실제 역사와 가공된 이야기가 함께 잘 어우러진 이 만화는 '타로까페'의 저자 박상선이 그림을 맡아 곽 감독의 스토리를 살려냈다고 한다. 이는 2010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경기디지털진흥원으로부터 작품의 성과와 우수성을 인정받아 제작지원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여보 이야기'가 역사 판타지물이라면 '주홍 나비'는 한국형 추리스릴러물이다. 곽 감독은 코난 도일의 명작 '주홍색 연구'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만화와 영화의 이미지 서사를 염두에 두고 스토리를 창작했다. 수많은 추리소설과 영화의 모티브로 활용된 코난도일의 '주홍색 연구'는 이 작품에서 새로운 한국형 만화 콘텐츠로 부활하게 됐다.
 
이 작품은 구한말 일제가 대동아공영이라는 침략적 야욕을 가지고 동북아시아부터 남태평양에 이르기까지 세력을 펼치던 격변기를 배경으로 했다. 당시 동서양의 문물이 격렬하게 혼재하던 중국 상하이를 주무대로 삼았다.
 
특히 개화기를 이끌었던 조선 후기의 문신정치가 김홍집의 정치적 역정을 근간으로 삼아 이야기의 사실감을 한층 높였다고 한다. 김홍집은 청일전쟁 후 갑오개혁을 단행하고 을미사변 후 일본의 압력에 의한 개혁을 주도하다 의병들의 규탄을 받고 역적으로 몰려 난도들에게 살해된 실존 인물로 그의 여식인 태희의 기구한 운명과 함께 이 작품의 중심축이 됐다.
 
한편 '주홍나비'는 세련되고 다기능적인 컬러 그래픽과 절묘한 서사의 결합이라는 최근 한국 만화출판계의 흐름을 잘 살린 본격 추리만화로 제작됐다. 그림은 소년만화계에서 '폭주배달부 반야', '발작' 등의 대작을 통해 국내는 물론 유럽 등 해외에서도 각광받는 김영오가 맡았다. 
 
두 작품을 내놓은 곽 감독은 뛰어난 영상미와 특유의 감수성으로 80년대 청춘영화 붐을 일으켰던 '비 오는 날의 수채화'로 데뷔해 '엽기적인 그녀'와 '클래식',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까지 연속 흥행작을 탄생시킨 한국 흥행감독이다.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은 “곽 감독은 스토리에 다재다능하다. 누군가로부터 듣거나 책에서 읽은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하기만 하는 경우가 없었다”며, “곽 감독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재미난 얘기를 못 듣는 대중도 참 안됐다고 혀를 찼다”며 “그는 스토리는 영화와 만화를 종횡무진 할 만큼 풍부하고 박진감이 넘칠 것“이라고 전했다.
 
곽재용 감독은 차기 연출작 '양귀비' 작업이 마무리 되고 '여보 이야기'와 '주홍나비' 두 작품이 전 3권으로 출판 완결될 시점부터 두 작품의 영화 제작 기획에도 본격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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