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는 맞으면서 성장한다. 맞아봐야 안 맞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진명호(22)는 30일 사직 삼성전에서 고개를 떨궜다. 4회 선발 장원준을 구원 등판한 진명호는 최형우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하는 등 3⅓이닝 11피안타(2피홈런) 3볼넷 6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완급 조절의 중요성을 배웠다.
그는 5회 투구를 마친 뒤 양승호 감독의 조언 속에 안정감을 되찾았다. 양 감독은 31일 경기를 앞두고 "진명호에게 '삼성 선발 매티스는 직구 구속이 140km 초반에 불과하지만 컨트롤이 좋으니까 안 맞는다. 세게 던지려고 하지 말고 힘을 빼고 던져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양 감독은 "0-10으로 뒤진 5회 최형우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부분은 포수 강민호의 실수"라며 "볼 카운트 2-2에서 범타를 유도하기 위해 떨어지는 변화구를 유도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양 감독은 진명호가 1~2점차 접전에서 과감히 투입할 수 있는 투수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진명호는 "두 번째 피홈런은 생각을 하지 않고 던진 것 같다. 무조건 힘으로 맞붙는게 아닌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4일 한화전 이후 7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했던 그는 "좋은 흐름을 유지하다가 한 번 세게 맞을때가 있다. 어제가 그 날이 아닌가 싶다"고 자기 반성을 잊지 않았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고 한다. 진명호가 전날 경기의 아픔을 딛고 거인 마운드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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