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심광호 기습번트가 일궈낸 귀중한 추가점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8.31 21: 48

LG 트윈스 백업포수 심광호(34)가 '국가대표 3루수' 최정(24)을 농락하는 기습번트로 팀의 4연승에 기여했다.
심광호는 3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전에 9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3회 첫 타석에서는 선두타자로 나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심광호는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초구에 3루 베이스 방향으로 기습 번트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내며 팀이 2점을 획득하는데 귀중한 역할을 했다.

번트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선행 주자를 다음 베이스로 보내기 위한 희생번트, 자신이 살기 위해 몸이 나가면서 배트에 맞추는 푸시 번트, 그리고 야수들의 방심한 틈을 탄 기습번트가 대표적이다. 오늘 경기에서는 심광호의 기습번트가 핵심이었다.
심광호는 SK 3루수 최정이 번트를 3루 베이스보다 한참 뒤에 서있자 배트를 곧게 세우고 있다가 SK 선발투수 브라이언 고든이 공을 던지는 순간 기지를 발휘해 기습번트를 성공시켰다.
그의 번트에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LG는 후속타자 이대형의 희생번트 때 SK 포수 정상호의 2루 악송구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이어 서동욱의 번트 타이밍 때 번트를 시도하는 듯한 자세로 있다 고든이 공을 던지는 순간 배트를 세워 버스터로 2타점 우측 선상 2루타를 연결하며 단숨에 3-0으로 달아났다.
경기 후 심광호는 "김인호 코치가 3루수를 한번 신경써 보라는 주문이 생각이 나 기습번트를 시도했다"고 말한 뒤 "팀이 승리를 하고 추가점을 내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심광호는 지난 1996년 2차 우선 지명으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할 정도로 유망주였다. 한 때는 오승환에게 홈런을 뽑아낼 정도로 타격에 대한 재능도 뛰어났다. 그러나 프로 입단 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다 2008년 삼성으로 팀을 옮긴 뒤 지난해 10월 남해, 진주 마무리 캠프 때 LG에 합류했다.
사실 LG에서는 심광호에게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특유의 성실함으로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사로잡은 심광호는 미국 플로리다 마무리캠프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개막전부터 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
심광호는 시즌 초 외국인투수 벤자민 주키치(29)의 전담 포수로 잠시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도루 저지와 타격에서 부족함을 드러내며 2군으로 내려간 심광호는 지난 24일 주전포수 조인성을 대신해 1군에 복귀해 최근 LG 4연승을 이끌었다.
안정된 투수 리드와 기습번트의 기지까지. 심광호의 숨겨진 가치와 재능이 일궈낸 LG의 143일만의 4연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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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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