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컴백' 한화, 그동안 무엇이 힘들었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9.01 10: 49

드디어 괴물이 돌아온다.
한화는 2일 대전 넥센전부터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을 1군 엔트리에 등록시킨다. 류현진은 지난달 31일부터 1군 선수단에 합류해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6월까지만 하더라도 4강에 대한 희망을 품었으나 류현진의 부상 이후 페이스가 꺾인 한화로서는 그의 복귀가 어느 때보다 반갑다. 7위 한화는 최하위 넥센과 불과 1.0경기차밖에 나지 않는다. 3년 연속 최하위 수모를 피하기 위해서는 류현진의 활약이 절실하다.
류현진은 지난 6월28일 문학 SK전 도중 왼쪽 등 견갑골 통증을 호소했다. 처음에는 등 쪽에 담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어깨 뼈가 살짝 벌어진 견갑골 통증으로 확인됐다. 지난 몇 년간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적은 있어도 어깨 통증은 생소한 것이었다.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류현진은 보름 뒤 엔트리에 복귀해 구원으로 4경기 등판했지만 정상 상태가 아니었다. 결국 지난달 2일 대전 롯데전에서 견갑골 통증이 재발했고, 이튿날 재활군으로 내려가 한 달간 치료와 회복에 전념했다.

류현진이 선발로 뛴 건 6월28일 문학 SK전이 마지막이다. 류현진이 이렇게 선발 로테이션에 오래 빠진 건 데뷔 후 처음있는 일이다.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진 뒤 한화는 37경기를 치렀다. 성적은 15승21패1무 승률 4할1푼7리. 류현진이 로테이션에서 빠지기 전까지 30승39패1무 승률 4할2푼9리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크게 떨어진 성적은 아니다. 류현진이 두 번째로 1군에서 빠진 이후에도 8승10패1무로 나름 선전했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류현진 공백이 여실히 나타나는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류현진이 선발진을 지킨 70경기에서 한화는 선발투수들의 평균 투구이닝이 5.23이닝으로 5이닝을 넘었다. 선발등판시 경기당 평균 6.76이닝을 소화한 '이닝이터' 류현진의 존재감이 컸다. 그러나, 류현진이 빠진 37경기에서 한화 선발진의 평균 투구이닝은 4.78이닝으로 떨어진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것만 해도 무려 17차례나 된다. 류현진뿐만 아니라 양훈까지 허리 부상으로 선발진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긴 이닝을 던져줄 수 있는 선발투수들이 사라졌다. 안승민과 김혁민이 버텼지만 둘로는 한계가 있었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불펜의 부담이 커졌다. 특히 '불펜 에이스' 박정진은 류현진이 빠진 뒤 20경기에서 27이닝을 던져야 했다. 그 중에는 5경기 연속 투구도 포함돼 있었다. 선발들이 일찍 무너지는 경우가 잦아진 상황에서 이기는 경기가 만들어지면 어쩔 수 없이 박정진을 당겨써야 했다. 만약 한 경기를 확실하게 책임지며 불펜의 부담을 덜어줄 류현진이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대목. 이 기간 동안 박정진과 함께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의 분투가 없었다의 한화의 성적은 더 미끄러질 수 있었다.
한 달 만에 1군으로 돌아온 류현진은 그러나 곧바로 선발로 기용되지는 않을 전망. 한대화 감독은 "일단 중간에서 한 번 던져보고 상태가 괜찮으면 본인 의사를 고려해 선발 기용을 한 번 검토해 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류현진은 "나 때문에 고생한 투수들을 위해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류현진이 돌아온 한화가 유종의 미로 시즌을 마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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