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곤일척' KIA-롯데, 승패 따른 손익계산서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9.01 07: 01

[OSEN=이대호 인턴기자] 올 시즌 2위 싸움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격전이 사직 구장에서 벌어진다.
8월 31일 롯데 자이언츠는 사직 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8-2 승리를 거두며 시즌 58승 49패 3무로 3위 자리를 유지하며 64승 54패를 달리고 있는 2위 KIA 타이거즈를 반 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양 팀의 승률은 KIA 5할4푼2리3모, 롯데 5할4푼2리로 겨우 3모 차이다. 이 정도면 거의 동률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2위 자리는 하나. 이 단 하나의 자리를 놓고 호랑이와 거인이 제대로 만났다. 두 팀은 1일 사직구장에서 마지막 맞대결인 시즌 19차전을 갖는다. 직접적인 순위 싸움 상대를 꺾어 치고나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상대 전적은 롯데가 12승 6패로 앞서고 있다. 특히 롯데는 최근 KIA전 7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현재 4위 SK는 최근 5연패에 빠지며 잠시 주춤한 상태. 결국 KIA가 15경기, 롯데가 23경기를 남겨 둔 시즌 막판, 두 팀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2위 판도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KIA는 1일 선발로 아킬리노 로페즈를, 롯데는 라이언 사도스키를 각각 예고했다.
▲ KIA 승리의 경우
KIA는 1일 선발로 외국인투수 아킬리노 로페즈를 예고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에이스 윤석민의 투입이 점쳐졌으나 KIA 조범현 감독은 로페즈를 선택했다.
로페즈는 올 시즌 22경기에 등판, 11승 5패 평균자책점 3.24로 윤석민과 함께 KIA 선발 마운드의 '원투펀치' 역할을 수행하며 2009년 위력적이던 모습을 되찾았다. 로페즈의 롯데전 성적은 5경기 등판 2승 2패 평균자책점 4.65다. 옆구리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등판한 두 번의 롯데전 모두 패전투수가 돼 몸 상태에 물음표가 생겼다. 하지만 로페즈는 지난달 28일 광주 SK전에 구원 등판,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선보이며 건재를 알렸다.
조 감독의 로페즈 투입은 로페즈의 부상 공백 기간이 길었기에 경기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KIA는 로페즈가 제 모습을 찾지 못한다면 포스트시즌서 고전할 것을 알고 있다. 게다가 윤석민의 롯데전 성적은 1패 평균자책점 6.35로 7개 구단 상대 성적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
만약 KIA가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 2위 확정에 순풍을 받게 된다. 승리 시 KIA의 성적은 65승 54패로 승률 5할4푼6리가 된다. 그리고 KIA가 남은 14경기 가운데 현재 페이스를 유지해 8승 6패만 거두면 최종 성적은 73승 60패로 승률 5할4푼9리를 기록한다. 이때 3위 롯데가 KIA를 앞지르기 위해선 남은 22경기 가운데 14승 8패(승률 0.636)를 거둬야 하기에 쉽지만은 않다. 4위 SK는 19승 10패를 해야 KIA를 앞설 수 있기에 더욱 어렵다.
또한 KIA가 1일 경기를 승리할 경우 롯데가 남은 22경기에서 현재 승률과 비슷한 12승 10패를 거둔다면 최종 승률은 5할3푼8리가 된다. 그렇다면 KIA는 정확히 5할 승부만 해도 최종 승률 5할4푼1리로 2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다. 현재 KIA는 잔여 경기가 띄엄띄엄 있기에 윤석민-로페즈로 이어지는 원투펀치를 계속 내는 것이 가능하다.
▲ 롯데 승리의 경우
이에 맞서는 롯데는 라이언 사도스키로 맞불을 놓을 태세다. 원래 'KIA 킬러' 고원준이 로테이션을 바꿔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으나 롯데 양승호 감독은 정공법을 택했다. 결국 고원준은 31일 사직 삼성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사도스키는 올해 19경기에 나서 9승 7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KIA를 상대로는 3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11.12로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감독은 로테이션 조정 없이 그대로 사도스키 카드를 밀고 갔다. 아직 롯데는 잔여경기가 23경기나 되기에 무리하지 않고 승부수를 띄울 때를 관망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롯데가 KIA에 비해 유리한 점은 바로 무승부가 3차례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다시 바뀐 순위 계산법에서 무승부는 경기 수에 아예 포함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승률 5할이 넘는 팀들 끼리 같은 승수를 기록해도 무승부가 많은 팀이 승률에서 앞선다.
롯데가 1일 경기에서 승리하면 59승 49패 3무로 승률 5할4푼6리를 기록하게 된다. 이후 롯데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해 12승 10패을 한다면 승률 5할4푼6리를 유지한다. KIA가 롯데를 앞지르려면 남은 14경기에서 9승 5패를 해야만 뒤집기가 가능하다. 아무리 KIA가 윤석민-로페즈를 내세워도 쉽지 않은 성적이다. 또한 4위 SK가 롯데를 앞지르기 위해선 18승 11패가 필요하다. 최근 가라앉은 SK 팀 분위기를 생각하면 쉽지 않다.
롯데는 정확히 5할 승부만 해도 여유가 있다. 그렇게 되면 KIA는 무조건 5할 이상을 거둬야 한다. 게다가 롯데는 8월 한 달간 16승 7패로 월간 승률 6할9푼6리라는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다. 9월에도 그 기세를 이어가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어렵지 않게 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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