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 현영은 어떻게 '호감'이 됐을까
OSEN 이혜진 기자
발행 2011.09.01 09: 07

방송인 현영이 국내 대표 코미디 시리즈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으로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가문의 영광’ 4탄인 ‘가문의 수난’은 조직생활을 청산하고 ‘엄니 손 식품’을 차린 홍 회장 일가가 해이해진 가문의 단합대회 겸 생애 최초로 떠난 해외여행에서 사상초유의 사건에 휘말리며 험난한 수난을 겪게 되는 내용.
극 중 현영은 홍 회장의 첫째 아들 인재(신현준)와 소개팅으로 만난 ‘효정’으로 분해 우연히 홍 회장 일가와 엮이며 수난을 겪는 역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특히 현영은 팔등신 몸매를 자랑하는 미스터리한 여자 ‘효정’으로 완벽 빙의, 여배우로서 망가짐을 불사하며 개그맨 정준하와 함께 코믹한 연기를 펼친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현영을 만났다. 스크린 복귀에 대한 기대감, 영화에 대한 자신감으로 현영은 한껏 고무돼 있었다.
“영화 속에선 깨끗한 얼굴이 얼마 나오지 않는다. 망가지는 장면이 많은데 원래 그런 걸 더 좋아한다.(웃음) 일본 오지에서 3일 간 밤샘 촬영을 할 때도 있었고, 힘든 장면도 많았다. 그래도 함께 촬영한 배우들이 모두 친해서 마치 수학여행을 온 듯한 분위기였다. 촬영 중 주차장에서 탁재훈 씨 생일 파티를 해주기도 하고 우리끼리 단막극을 찍기도 했다. 김수미 선생님까지 우리 장난에 잘 맞장구 쳐주셨다. 평생 이런 추억은 다시 못 만들 것 같다.”
하이힐에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도로를 뛰고 험한 바위산을 오르락내리락 한 현영은 촬영 중 고생은 다 잊은 듯 깨알 같은 에피소드를 늘어놓으며 유쾌하게 웃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현준오빠가 은행강도를 택견으로 때려 잡는 장면, 차에 받혀 머리부터 땅에 박히는 내 촬영분 때 다들 웃느라 계속 NG가 났다. 그 때 와이어 달고 바닥에 얼굴을 대고 있어야 했는데 너무 웃겨서 혼났다. 정준하 씨가 골프장에서 공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은 마치 만화 속 한 장면 같다.”
그간 수 십 편의 드라마, 영화 촬영에 임한 현영은 “촬영장 분위기가 좋으면 반드시 대박 난다”면서 이번 영화의 흥행을 자신했다.
“촬영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웃음이 끊이지 않으면 잘 되더라. 찍으면서 싸우고 이 팀 저 팀 마음이 안 맞으면 잘 안 된다. 내가 지금까지 작업해본 팀 중에 가장 단합이 잘 됐고 서로 똘똘 뭉쳐서 위해주면서 촬영했다. 또 추석엔 역시 코미디 아닌가.(웃음)”
현영은 ‘가문의 영광2’에서 특별출연으로 얼굴을 잠깐 내민 바 있다. 이번 4탄에선 가문 일가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며 웃음폭탄을 책임진다.
“이번 편엔 배우들이 주조연을 떠나 비슷한 비중으로 나온다. 오랜 만에 영화를 다시 하는데다 비중도 전보다 크고 색깔 있는 캐릭터라 좋다. ‘효정’은 내 나이에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여자다. 섹시미도 있고 귀여움도 있다. 백치미에 엉뚱한 면도 있어 내가 좋아하는 색깔을 갖춘 역이다. 영화가 좋은 건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볼 수 있어서다.”
상반기 인기를 끌었던 KBS 드라마 ‘동안미녀’에서 조연으로 활약한 현영은 케이블 고정 프로그램, MC, 영화 촬영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자기 관리에 소홀하지 않았다. 방송, 영화계로부터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바로 그의 철저함과 성실함 때문인 듯 했다.
“외모 관리는 꾸준히 한다. 재테크 책에 이어 부동산, 미용 쪽으로 책을 쓰기 위해 준비 중이다. 차기작도 가닥이 잡혀 간다. 요즘은 라디오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라디오는 내가 사람들과 소통하고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처음엔 멋모르고 했는데 열심히 하면 더 사랑해주시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내가 청취자들을 위로한 만큼 나도 위로 받고 사랑한 만큼 더 사랑받는다. 그 힘이 참 강하다. 사람을 되게 건강하게 만들더라. 라디오는 오래도록 계속 하고 싶다.”
현영은 ‘비호감’ 이미지를 ‘호감’으로 바꾼 몇 안 되는 연예인 중 한 명이다. 비중이 크든 작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현영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을 곱게 만들었다. 이제 제법 여유를 부릴 만도 하건만 현영은 신인 때처럼 매일 더 나은 자신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나를 찾는 일이 있다면 뭐든 할 거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연기도 많이 하고 싶다. 최고의 여배우들도 처음엔 다 똑같이 버라이어티로 시작해 MC도 하고 많은 일을 했다. 나이가 들면서 연기로 성숙해가는 그들의 모습을 닮고 싶다. 50대에 접어들어도 방송 쪽에서 봤을 때 정이 들어서 그 자체가 아름다워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대학원 가서 수업도 듣고, 강단에 서서 내가 경험했던 걸 후배들에게 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노력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운 방송인 겸 배우 현영.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현영을 비롯해 김수미, 신현준, 탁해준, 정준하 등이 열연을 펼친 ‘가문의 영광4’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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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백승철 인턴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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