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이나 선수들에게는 '가을의 기적'은 가슴 설레이는 단어이다. 어려움이나 불가능을 극복하고 승리와 웃는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그래서 가을의 기적은 바로 역전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9월에 들어서면서 가을의 기적을 꿈꾸는 팀들이 있다.
LG는 전반기 한때 1위에 올랐지만 전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하향 곡선을 그렸고 팬들이 청문회를 요구할 정도로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이것이 약이 됐을까. 주춤했던 큰 이병규의 활약, 박현준의 부활, 이대형의 활약이 겹치면서 힘을 회복하고 있다.
LG는 4연승을 달리면서 4강의 꿈을 꾸고 있다. 4위 SK와는 3.5경기차. 한 때 불가능해보였던 4강 고지가 다시 다가왔다. 남은 경기를 감안하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LG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고난의 8년을 보낸 LG로서는 기적이라는 단어가 절실하다.

롯데도 기적을 일구어가고 있다. 후반기들어 20승8패의 경이적인 성적으로 올렸다. 6월까지는 29승36패3무의 저조한 성적을 올렸다. 양승호 감독은 팬들의 거센 비판에 시달렸다. 그러나 7월들어 상승기류를 타더니 13승6패, 8월 16승7패의 고공행진을 했다.
이제는 2위 싸움을 벌일 정도로 힘이 붙었다. 선발투수과 불펜진 등 마운드의 안정화가 이루어졌고 최강을 자랑하는 팀 타선의 화력지원도 여전하다. 만일 2위 싸움에 이긴다면 99년 한국시리즈 진출 이후 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을 거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가을의 기적에 어울린다.
기적을 향해 가는 두 팀과 함께 KIA의 행보도 관심을 받고 있다. KIA는 전반기 1위로 통과했으나 후반기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겪으며 힘겨운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선두는 삼성게게 넘겨주었다. 남은 경기에서 2위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변수가 많아 장담하기는 어렵다. 플레이오프 직행과 한국시리즈 우승의 역전을 노리고 있다.
이들 세 팀은 2000년대 최하위를 당했던 이유로 엘롯기 동맹으로 묶였다. 팬층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가을잔치에 참가한 경우가 없다. 그래서 엘롯기의 동시 4강행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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