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8월 31일) 축하 전화 많이 받았어요. 부모님, 형, 친구들한테요".
소년의 얼굴. 그러나 그 속에는 형의 모습이 많이 담겨있었다. 두산 베어스의 신인 언더핸드 투수 양현(19)이 첫 1군 등록에 대한 감격과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대전고를 졸업하고 올해 10순위(전체 73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양현. 고교 시절 팀 에이스로 활약했으나 135km를 넘지 않는 느린 직구로 인해 외면당하다 막차로 프로 무대에 입성한 양현이지만 그는 제구력과 무브먼트로 2군서 '좋은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주로 계투로 출장했던 양현의 2군 북부리그 성적은 26경기 2승 2홀드 평균자책점 3.54(1일 현재). 직구는 느리지만 좋은 제구력과 움직임이 좋은 싱커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끝에 1일 확대엔트리 제도에 따라 1군에 올랐다.
특히 양현은 한화 이글스 우완 양훈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형이 한화에 2005년 입단하면서 함께 대전으로 이사한 뒤 형의 모습을 동경해 온 양현은 꿈에 그리던 1군을 밟았다는 데 감격했다.
"축하전화 많이 받았어요. 2군에서는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스피드를 증강하는 데 노력했고 마른 체형이라 몸무게를 불리는 데도 집중했어요. 82kg까지 불어 났습니다".
특히 두산 내에서 정통 언더핸드는 양현 단 한 명이다. SK 마무리 정대현이나 넥센 신인 김대우 등과 함께 양현 또한 스피드보다는 무브먼트가 뛰어난 언더핸드 투수의 특성을 제대로 살려볼 참이다.
"형이 그 이야기를 했어요. 다음에 대전 원정 경기 때 꼭 같이 만나자구요. 그 때까지 1군에서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기회를 잘 살리겠습니다". 두산의 남은 대전 경기는 오는 22~2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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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