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고유라 인턴기자] "(손)승락이가 전날(8월 31일) 일을 계기로 책임감을 가졌으면 한다".
김시진(53)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팀의 마무리 투수 손승락(29)의 블론세이브에 따뜻한 조언을 건냈다.
전날 잠실 두산전에서 팀이 2-1로 앞선 8회 2사 2,3루에 구원 등판한 손승락은 9회 선두타자 최준석에게 동점 우월 솔로포를 맞고 시즌 4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날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김수경의 717일 만의 승리가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손승락은 팀이 연장 10회 장기영의 투런포로 4-2 승을 거두며 승리투수가 됐다.

김시진 감독은 "원래 손승락을 8회 2사에 올릴 생각이 아니었다"면서 "9회쯤 상대 팀의 중심타선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3번타자 김현수부터 8회에 나오게 돼 승부를 던졌다"고 마무리 손승락의 조금 이른 등판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오늘 저녁을 먹으며 손승락에게 '어떻게 선배의 몇 년 만의 승을 날리냐'고 우스갯소리는 했지만 본인이 더 잘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손승락이 이번 일을 계기로 책임감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투수는 교체되기 전까지 마운드에 서있는 동안은 홈런을 맞더라도 상심한 얼굴을 해서는 안된다"고도 조언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바로 "손승락이 지금도 최선을 다 하고 있고 잘 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사실 손승락을 9회에 올릴 때는 9회 이후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을 잘 안하게 된다"는 말로 손승락에 대해 변함 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최근 넥센은 높아진 타율에 단단한 뒷문으로 8월 한 달 12승11패를 거두며 하위권 팀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그리고 불펜의 중심에는 올 시즌 14개의 세이브로 전체 세이브 부문 공동 3위에 올라있는 손승락이 있다. 손승락이 전날 블론세이브의 충격을 이겨내고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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