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에서 2위까지' 롯데, 창단 첫 정규시즌 2위 가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9.02 07: 00

꼴찌에서 2위까지. 롯데가 드라마를 쓰고 있다.
롯데는 지난 1일 사직 KIA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올 시즌 처음으로 2위 자리까지 올랐다. 지난 2008년 9월17일 이후 2년11개월15일 날짜로는 1080일만에 2위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지난 4월21일 대전 한화전에서 1-4로 패하며 최하위로 내려앉은지 133일만에 이뤄낸 기적 같은 반전. 역경을 딛고 이겨낸 뒤 오른 2위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 전반기는 버렸나

롯데의 4월은 암울했다. 4월 23경기 7승14패2무. 승률 3할3푼3리로 7위에 그쳤다. 4월 한 달간 팀 타율 2할5푼1리로 침묵한 타선이 문제였다. 5월 침묵했던 타선이 살아나며 14승8패1무로 8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지만 6월에는 불펜진 난조 속에 8승14패로 다시 7위에 머물렀다. 6월을 마쳤을 때까지 롯데 성적은 29승36패2무 승률 4할4푼6리로 6위. 당시 4위였던 LG와는 무려 6경기차가 났다. 투타의 난조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롯데의 4년 연속 가을잔치도 물거품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 후반기 대반전
그때부터였다. 7월부터 롯데가 반전 드라마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브라이언 코리를 퇴출하고 새 외국인 투수로 크리스 부첵을 데려온 것 외에는 마땅한 전력 보강 효과도 없었다. 하지만 김주찬·황재균·조성환 등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고, 마무리 김사율을 필두로 한 불펜이 안정을 찾으면서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7월 20경기에서 13승6패1무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내며 마침내 42승42패3무 5할 승률로 LG와 공동 4위로 7월을 마쳤다. 이어 8월을 16승7패로 질주했다. 9월 첫 경기까지 승리하며 기어이 2위까지 등극했다. 후반기 성적 21승8패 승률 7할2푼4리.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 후반기 최고 승률은 2008년 6할5푼6리(21승11패)였다.
▲ 투타의 완벽한 조화
롯데의 대반격에는 투타의 조화를 빼놓고는 설명이 어렵다. 팀 평균자책점은 4.26으로 전체 5위에 불과하지만 7월 이후 43경기에서는 팀 평균자책점이 3.67로 내려간다. 이 기간 동안 삼성(3.33) 다음으로 팀 평균자책점이 낮은 팀이 롯데다. 사도스키-장원준-송승준-고원준-부첵으로 구축된 5인 선발진과 이재곤-임경완-강영식-김사율로 이어지는 불펜의 안정이 이끈 결과. 7월 이후 43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가 무려 30차례였으며 8월 이후 불펜 평균자책점은 마치 삼성을 연상시키는 2.43으로 전체 1위. 리그에서 유일하게 10승 투수만 3명(장원준·송승준·사도스키)이나 된다. 퀄리티 스타트 10회 이상 투수도 고원준까지 포함하면 유일하게 4명이다.
 
 
여기에 팀 타선도 화력을 되찾았다. 팀 타율(0.282)-홈런(92개) 1위이며 경기당 평균 득점도 5.2점으로 전체 1위. 이대호가 홈런은 줄어도 꾸준하게 활약했고, 홍성흔의 타율도 어차피 올라갈 타율답게 원상 복귀됐다. 손아섭은 카림 가르시아보다 장타력은 떨어져도 더 정교하교 날카로우며 강민호는 2년 연속 3할-20홈런 시즌을 노리고 있다. 전준우-김주찬의 테이블세터도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2할8푼대 타자 6명, 두 자릿수 홈런 타자 4명. 여기에 데뷔 최다 타점의 기세를 보이고 있는 황재균(57타점)과 7월 이후 타율 3할5푼4리를 휘두르는 이대호 같은 9번타자 문규현이 하위 타순에 자리하고 있다. 빈틈이 없다. 
▲ 시행착오를 극복하다
시즌 초반 롯데는 시행착오가 많았다. 고원준과 코리의 잦은 보직 이동과 전준우의 3루 이동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롯데는 시행착오를 빠르게 극복했다. 필승계투를 찾아 김사율을 마무리로 고정시켰다. 7월 이후 19경기에서 김사율은 2승12세이브 평균자책점 0.90이라는 가공할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그 중에는 1점차 세이브 4개와 터프세이브 2개도 있다. 고원준은 이제 선발로 연착륙했다. 전준우는 다시 중견수로 이동하며 공수에서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여기에 작전 성공률도 높아졌다. 6월까지 3개월간 18차례 희생번트에서 득점으로 연결된 게 7차례밖에 없었지만 7월 이후에는 27차례 희생번트 후 무려 16차례나 득점으로 이어졌다. 희생번트 후 득점성공률이 38.9%에서 59.3%로 치솟았다. 그 중에는 결승점으로 연결된 것도 6차례나 된다.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이제는 조금씩 큰 틀에서 점수를 짜내는 야구가 가능해진 것이다.
▲ 사상 첫 정규시즌 2위 도전
롯데가 페넌트레이스에서 최고 승률을 낸 것은 지난 1999년. 당시 75승52패5무 승률 5할91푼1리로 드림리그 2위를 차지했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 2위에 해당하는 승률이었지만, 양대리그로 치러지는 바람에 어드밴티지를 누리지 못했다. 단일리그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한 것은 1995년으로 68승53패5무 승률 5할6푼이었다. 그러나 OB-LG에 밀려 페넌트레이스 3위였다.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92년에도 71승55패 승률 5할6푼3리로 페넌트레이스는 3위. 아직 단일리그 체제에서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한 적이 없는 롯데에겐 올해가 절호의 기회가 된다. 페넌트레이스 2위는 플레이오프 직행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에도 훨씬 유리하다. 어느덧 59승49패3무 승률 5할4푼6리가 된 롯데. 과연 창단 첫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오를 수 있을까. 양승호 감독은 "마지막에 웃어야 진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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