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완성은 아니지만…."
SK 6년차 내야수 홍명찬(24)이 심상치 않다. 좌타자로 전향한지 1년만에 잠재된 기량을 서서히 뿜어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9월 1일 5명의 1군 선수를 더 보유할 수 있는 확대엔트리에 홍명찬의 이름을 올렸다. 홍명찬은 이날 바로 1군행을 통보받고 부모님께 기쁜 소식을 알리기까지 했다. 게다가 선발 2루수 출격 명령까지 받아 살짝 긴장되고 설레는 표정을 지울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1군 경험이라고 해봐야 신인이던 2006년 두 차례 잠깐 그라운드를 밟았을 뿐이었다. 더구나 대주자, 대수비로만 나와 타석에 설 기회도 없었다.
이날 홍명찬은 경기 중 무난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또 "2군에서 계속 봐왔다. 아파서 그랬지 잠재력이 높다"는 이만수 감독대행이 "1루만 빼고 2,3,유격수까지 모두 기용이 가능하다"고 취재진 앞에서 은근히 자랑했을 정도였다. 또 "홍명찬을 올렸다고 해서 리빌딩은 아니다"면서 "5위와 차이도 없다"고 강조, 간접적으로 홍명찬에 대한 기량을 보증하기도 했다.
한서고 졸업 후 2차 2번(전체 12번)으로 지명될 만큼 대형 유격수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2번의 반짝 출장 외에 이렇다할 활약을 펼쳐보이지 못했다. 결국 현역으로 군입대, 작년에서야 제대 후 복귀했다.
이 때 당시 2군에 있던 김경기 타격 코치의 눈에 홍명찬이 들어왔다. 김 코치는 "입단 당시 우투양타였다. 그런데 오른쪽으로만 친다고 하더라"면서 "그래 왼쪽을 쳐보라고 했더니 괜찮아서 아예 왼쪽만 치라고 권유했다"고 밝혔다.
홍명찬은 김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오른 타석에서는 파워적인 면에서 유리했지만 볼을 받쳐 놓고 치지 못했다. 볼을 따라 다니다보니 변화구에 상당한 약점을 내보였다. 반면은 좌타석에서는 힘을 떨어지지만 컨택 능력이 좋았다. 볼을 몸에 최대한 붙여놓고 공격할 수 있었다.
김 코치는 "속초 캠프 때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었다. 아직 완성은 아니지만 내 야심작"이라면서 "편애하지 말아야 하지만 아예 백지에서 시작한 만큼 관심이 간다"고 털어놓아 무한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홍명찬은 2군에서 51경기를 소화하면서 2할3푼8리의 타율에 불과했다. 홈런은 1개였고 도루도 3개가 있다. 볼넷(12개)에 비해 삼진(30개)이 많지만 재능적인 면에서 분명 눈에 띄었다.
경기 전 홍명찬은 "이재영, 조동화, 최정 등에게 조언을 얻었다. 상대 선발이 어떤지, 긴장하지 말라고 조언해줬다"면서 "올해는 오른 발바닥이 조금 아팠을 뿐 몸은 괜찮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루하루 소중하게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 그 재능이 엿보였다. 4-3으로 앞선 4회 1사 후 빗맞았지만 좌중간 안타를 때려냈다. 1군 데뷔 첫 안타.
홍명찬은 경기 후 "생각보다 첫 타석에서 긴장은 안됐다"면서 "2군에서 머릿속에 그렸던 대로 수비를 하니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여유를 보였다.
이어 임찬규에게 안타를 뽑은 상황에 대해 "생각보다 임찬규의 볼 끝이 좋더라. 그래도 가볍게 친 것이 안타로 연결돼 기쁘다. 앞으로도 계속 경기에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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