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대호 인턴기자] "시즌 초반엔 계속 피해갔는데 이젠 치라고 던져주고 있습니다".
2일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17차전을 앞둔 잠실구장. 최근 롯데 마운드의 또 하나의 활력소가 된 '신형 잠수함' 이재곤(23)이 부쩍 좋아진 성적의 비결로 자신감을 꼽았다.
이재곤은 지난해 혜성같이 등장해 롯데 선발진에 당당히 합류, 8승 3패 평균자책점 4.14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올 시즌을 5선발로 시작했지만 4월 한 달간 5경기서 3패 평균자책점 10.38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뒤 5월 잠시 회복세를 보였지만 다시 부진에 빠지며 결국 6월 15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2군에서 절치부심한 이재곤은 7월 29일 1군에 복귀한 뒤 자신의 공을 마음껏 공략했던 타자들에게 복수를 시작했다. 1군 복귀 후 첫 등판인 7월 31일 사직 두산전에서 1⅓이닝 무실점으로 신고식을 치른 뒤 8월 한 달간 14차례 등판, 16⅔이닝을 소화하며 1승 평균자책점 2.16을 올리며 부활의 찬가를 불렀다.
부진에 힘겨워하던 이재곤의 멘토가 되어준 사람은 바로 포수 강민호. 이재곤은 "시즌 초반 야구가 안 될때 (강)민호 선배가 해 준 이야기가 '우리 모두 야구를 좋아서 하는 건데 왜 스트레스 받냐. 하루 이틀 하고 관둘 야구가 아니라 우리의 직업이니까 그냥 즐기면서 해라'였다"면서 "덕분에 지금은 마음이 편해져 좋은 모습을 되찾은 것 같다"고 강민호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재곤은 상승세에 있는 팀 분위기에도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선발들이 모두 잘해주고 앞,뒤로 나오는 투수 다들 너무 좋다"면서 "선배들이 잘하니깐 나도 마음이 편해진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재곤은 "기술적인 부분이 좋아 졌다기 보다는 제가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시즌 초반엔 '이거 던지면 맞겠다'는 생각에 계속 피해 다녔는데 지금은 '칠 테면 쳐라'고 던져주고 있다"며 웃었다.
끝으로 이재곤은 "아직 나에 대해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좋았을 때의 모습을 완벽히 되찾지 못했다"고 잘라 말하고는 "내가 시즌 초반 까먹었던 것들을 만회하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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