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고유라 인턴기자] 김시진(53)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최근 일관되게 내야수 박병호(25)에게 주문하는 것이 있다. 바로 크게 스윙하라는 것.
김시진 감독은 2일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이 열린 대전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서도 "박병호에게 항상 삼진을 당해도 좋으니 큰 스윙을 하라고 말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이 박병호에게 큰 스윙을 요구하는 이유는 큰 스윙이 투수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짧은 안타를 위주로 치는 타자들한테는 맞아봐야 단타기 때문에 투수들이 무서워하지 않는다"며 "계속 스윙을 하면서 언제 한 방을 때릴지 모르는 타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박병호가 처음에 팀에 왔을 때는 스윙이 소심한 편이었다"며 그때 박병호에게 "나는 너한테 지금 바라는 거 없다. 팀에 빨리 적응하면 된다"는 말을 건넸다고 밝혔다. 타자 자원이 풍부한 LG에서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하며 압박감에 시달리던 박병호를 위한 김 감독의 배려였다.
박병호는 넥센 이적 후 삼진 36개를 당하면서도 시즌 타율 2할9푼9리, 장타율 5할9푼8리를 기록하는 등 거포 본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8월 한 달 동안 전체 타자 중 가장 많은 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월간 MVP를 노리는 중이다.
박병호가 김시진 감독의 배려와 충고 아래 진정한 4번 타자로 태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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