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0일 만에 정규시즌 2위가 된 롯데 자이언츠는 힘이 있었다. 선발 투수가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키자 4번타자는 연신 불방망이를 과시하며 LG 트윈스를 압도했다.
롯데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전에서 선발 크리스 부첵(33)이 7이닝 2실점으로 막고 4번타자 이대호(33)가 2루타를 3개나 터뜨린 덕분에 6-2로 완승을 거뒀다.
승리를 거둔 롯데는 60승3무49패를 기록하며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최근 3연승을 달린 롯데는 3위 KIA와 승차를 2경기 차로 벌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4연승을 달리다 전날 SK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LG는 52승1무55패가 되면서 4위 SK와 격차가 5경기 차로 벌어졌다.

선취점은 롯데의 몫이었다. 롯데는 1회 1사 후 김주찬이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LG 선발 김성현의 폭투 때 2루를 밟았다. 이어 3번 손아섭이 투수 강습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리며 1-0으로 앞서갔다.
기선을 제압한 롯데는 3회 4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갈랐다. 1사 후 전준우의 우월 2루타에 이어 김주찬의 1타점 좌전 적시타로 2-0을 만든 롯데는 손아섭의 안타에 이은 이대호의 1타점 좌월 2루타로 한 점을 더 추가했다. 이어 1회 수비 실책, 2회 주루사를 당한 강민호가 2타점 우전적시타로 실수를 만회하며 5-0으로 달아났다.
상승세 롯데는 이후에도 거침이 없었다. 4회에도 선두타자 황재균이 출루하자 김주찬이 1타점 우전 적시타로 6-0을 만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반면 LG의 공격력은 집중력이 실종되면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찬스 때마다 적시타 대신 병살타가 나오면서 자멸했다.
LG는 4회말 선두타자 이택근이 부첵을 상대로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142km 직구를 통타해 솔로 홈런을 날렸다. 이택근은 지난 5월 24일 잠실 두산전 이후 시즌 2호 홈런을 기록했다.
LG는 이어 이병규가 우전안타로 출루했지만 5번 박용택이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정성훈이 유격수 앞 병살타를 기록하며 찬스를 무산시켰다.
LG는 6회에도 김태완과 이택근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2,3루에서 이병규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에 2-6으로 따라갔다. 이어 박용택의 투수 강습 내야안타로 1사 1,3루 찬스에서 또 다시 정성훈의 3루수 앞 병살타가 터지며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롯데 선발 부첵은 7이닝 동안 안타를 9개나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위기 순간마다 낙차 큰 커브를 구사해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2실점으로 호투 시즌 4승(2패)째를 거뒀다. 특히 부첵은 4승 가운데 3승을 LG전에서 거두며 'LG 킬러'로서 명성을 떨치게 됐다.
'빅보이' 이대호는 타율, 타점, 최다안타 1위로 뛰어 올랐다.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대호는3안타 모두 2루타를 폭발시키며 4타석 3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지난 2005년 4월 29일 잠실 LG전에서 2루타 3개를 기록한 적이 있어 2317일 만에 본인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됐다.
LG 선발 김성현은 2⅔이닝 동안 8피안타 1사사구 5실점(5자책)으로 부진하며 시즌 8패(4승)째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김성현은 지난 7월 31일 넥센에서 LG로 이적 후 4차례 선발 등판에서 매 경기 5회 이상은 책임졌다. 지난 8월 21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이적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제구력이 문제였다.
김성현에 이어 구원 등판한 이범준은 5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여 5피안타 3사사구 1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견고한 투구를 선보였다. 이범준은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초반에 그쳤으나 슬라이더의 각도가 예리하게 꺾이면서 롯데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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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