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첵, '명품 커브' 앞세워 LG 천적 입증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9.02 21: 58

[OSEN=잠실, 이대호 인턴기자] 쌍둥이네만 만나면 더욱 강해지는 남자,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크리스 부첵(33)이 시즌 4승(2패)째를 신고했다.
부첵은 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4승이자 LG를 상대로만 3승째를 거둬 'LG 킬러' 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부첵의 호투에 힘입은 롯데는 LG에 6-2로 승리하며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부첵에게 있어 LG는 좋은 추억을 갖게 해 준 팀이다. 국내 데뷔전이었던 7월 15일 사직 LG전에서 부첵은 선발 등판해 5⅓이닝을 5피안타 2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막으며 첫 승을 거뒀다. 한국 무대 연착륙을 알렸던 상대였던 만큼 LG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다. 이후 부첵은 지난달 14일 잠실 LG전서도 7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내며 LG에 유독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부첵은 직구와 컷 패스트볼, 커브를 앞세워 LG 타자들을 상대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km로 평소와 비슷했지만 커브의 낙폭과 제구가 평소보다 좋아 중요한 순간 결정구로 이용했다. 또한 주무기인 커터를 통해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했고 LG 타자들은 이에 두 번이나 득점 기회에서 병살타를 기록하며 부첵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부첵은 107개의 투구수 가운데 스트라이크 75개, 볼 32개를 기록하며 공격적인 피칭을 펼쳤다. 이날 28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24명의 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며 타자와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또한 부첵은 직구를 28개만 던진 반면 커브 40개, 커터 31개씩 던지며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펼쳤다.
특히 부첵은 위력적인 커브를 결정구로 이용해 효과적으로 LG 타선을 상대했다. 또한 부첵은 커브 구속도 최저 122km에서 133km까지 10km 이상 차이를 주며 LG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롯데 표성대 전력분석원 역시 "오늘 부첵의 다른 공들은 평소와 비슷했지만 커브의 제구와 낙폭이 커서 주무기로 이용하는 피칭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이 장면이 명확하게 드러난 장면은 실점 위기에 몰렸던 6회.
부첵은 4회 이택근에 솔로포를 허용했다. 이후 6-1로 앞선 6회 마운드에 오른 부첵은 김태완과 이택근에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폭투까지 범해 무사 2,3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부첵은 이병규를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처리하며 점수를 내줬으나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이때 박용택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며 다시 1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부첵은 정성훈을 맞아 128km짜리 커브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3구째 또 다시 낙차 큰 131km 커브를 던져 내야 땅볼을 유도해 병살 처리하며 실점 위기에서 탈출했다.
또한 부첵은 같은 커브도 10km 가까운 구속 차이를 주며 LG 타자들을 현혹했다. 7회 선두타자 서동욱을 맞아 부첵은 1볼 이후 내리 커브만 세 개 던졌다. 2구는 128km, 3구는 131km짜리 빠른 커브로 서동욱을 밀어붙인 뒤 4구에서 123km 커브로 구속을 뚝 떨어트려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여기에 부첵은 이날 승리로 LG전 3차례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부첵은 LG전 3경기에서 19⅓이닝을 던지며 3승 평균자책점 1.39로 새로운 'LG 천적'의 등장을 알렸다. 부첵의 LG전 활약에 대해 표성대 전력분석원은 "아무래도 부첵이 몸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한국에 들어와 첫 상대인 LG전서 호투해 승리를 거둬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면서 "또한 부첵은 잠실 마운드가 본인과 가장 잘 맞다고 말해 그 영향도 없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커브를 앞세워 새로운 LG 천적으로 떠오른 부첵. 다른 구단을 상대로도 활약을 펼쳐 롯데 가을야구의 '키 플레이어'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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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잠실=박형준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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