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대호 인턴기자] 과연 롯데 야구의 숙원이었던 '마지막 퍼즐'이 나타난 것인가.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요즘 9회만 되면 편하게 야구를 본다고 한다. 고질적 문제였던 뒷문이 이제는 단단히 잠겼기 때문이다. 물론 강영식-이재곤-임경완 등 불펜 투수들의 자신감있는 피칭이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 핵심에 롯데의 마무리투수 김사율(31)이 있다.
김사율은 올해 50경기에 출전, 52⅓이닝을 소화하며 5승2패 2홀드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44를 올리며 세이브부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실 김사율은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6월까지 김사율의 성적은 3승2패 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5.17.

하지만 7월부터 김사율은 환골탈태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7월 한 달간 11경기서 2승 5세이브 평균자책점 1.50을 올리며 롯데의 마무리 자리에 안착하더니 급기야 8월에는 단 한 점도 실점하지 않으며 6세이브를 추가했다. 9월 들어서도 2경기에 모두 나와 1이닝씩 던지며 모두 삼자범퇴로 상대 타자를 돌려세우며 세이브 하나를 추가했다. 이쯤 되니 왜 롯데 팬들이 김사율을 두고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의 이름을 따 '율베라'라고 부르는지 알 만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올해와 지난해 김사율의 세부 성적을 따져보면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급변한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김사율은 57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고 올해는 52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피안타율(0.268 -> 0.254), 피OPS(0.726 -> 0.696), BB/9(경기당 볼넷, 3.90 -> 3.44) 등 모든 지표가 지난해보다 약간씩 좋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난해 5세이브에 그쳤던 김사율이 올 시즌엔 후반기들어 무적의 모습을 자랑하며 벌써 15세이브를 기록한 것은 눈에 보이는 기록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에 대해 김사율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2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만난 김사율은 "정말 그랬나요?"라며 기록을 확인하더니 "글쎄, 갑자기 눈에 보이는 성적이 좋아진 이유는 딱히 없는 것 같은데"라며 웃었다.
김사율은 잠시 생각하더니 바로 "다만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 다르다"고 비결을 꼽았다. 그는 "투수가 1년 내내 몸이 안좋을 수는 없다. 컨디션 좋을 땐 누구나 좋은 투구를 하지만 컨디션 나쁠 때 어떤 공을 던지느냐가 중요하다"며 "예전엔 컨디션이 안 좋으면 도망다니는 피칭을 주로 했다면 지금은 자신감을 갖고 유리한 볼카운트를 유지하려 노력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그는 "사실 7월 까지는 컨디션이 좋았는데 8월 들어 컨디션이 좋지만은 않다"면서 "그래도 자신감있고 공격적인 피칭을 하려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무서운 기세로 15세이브 고지에 오른 김사율. 이제 생애 첫 20세이브를 목표로 할 만하지만 김사율의 목표는 더욱 컸다. 그는 "사실 시즌을 시작할 때 목표로 세웠던 숫자가 없었기에 지금도 20세이브가 목표는 아니다"라며 "다만 지금 컨디션을 유지해서 2위를 지켜 우승을 꼭 이뤄내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불타는 타선, 견고한 선발은 최근 몇 년간 롯데를 상징하던 팀 컬러였다. 여기에 불명예스러운 팀 컬러가 항상 따라다녔으니 바로 뒷문 불안이다. 하지만 올해는 김사율의 등장으로 롯데의 마지막 퍼즐이 드디어 맞춰지는 느낌이다. 롯데가 김사율을 마지막 퍼즐로 시즌 2위 수성에 성공하며 가을야구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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