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희미해지는' LG, 지상과제는 '잠실 5연패 탈출'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9.03 07: 01

기분좋은 4연승 뒤 또 다시 2연패에 빠진 LG 트윈스가 4강 진출에 재도전하기 위해서 반드시 끊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홈구장인 잠실구장 연패에서 탈출해야 한다.
LG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6으로 완패했다. 이 때문에 롯데는 지난 8월 14일 잠실 롯데전부터 홈경기 4연패, 잠실구장 5연패의 늪에 빠졌다. LG로서는 잠실구장 연패가 썩 달갑지만은 않은 결과다.
보통 홈과 원정 중에서 보통 홈경기 승률이 더 높다. 일단 원정의 경우 낯선 호텔에서 잔다. 예민한 선수들의 경우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다. 더불어 긴 이동거리와 바깥 음식 등 모든 것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데 방해가 된다.

그러나 홈의 경기 경기를 마치고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하기 때문에 마음도 편하다. 음식 역시 집에서 부모님 또는 아내가 챙겨준 것을 먹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3일 현재 LG는 52승1무55패를 기록하며 5위에 머물고 있다. 4위 SK 와이번스(56승49패)와는 어느덧 또 다시 5경기 차로 벌어졌다. 그런데 LG는 올 시즌 홈에서 24승28패에 그친 반면 원정에서는 28승1무27패로 5승 승률을 넘었다.
사실 LG가 홈 승률이 나쁜 것은 시즌 초부터 지속된 것은 결코 아니다. LG는 4월 13승10패를 거두는 동안 6승6패를 기록했다. 5월 15승10패 때는 홈에서 9승4패로 매우 강했다. 5월 승차 '+5' 모두 홈에서 추가한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팀 사이클이 떨어지기 시작한 6월부터다. LG는 6월 홈에서 4승6패, 7월에도 3승5패에 그쳤다. 이때까지 팀의 전체적인 사이클이 떨어지는 시기였던 만큼 조금 더 지켜 볼 필요가 있었다.
8월이 더 심각하다. LG는 8월 10승1무11패를 기록하는 동안 홈에서 2승7패에 그쳤다. 홈에서 '-5'를 당한 반면 원정 가서는 8승1무4패로 '+4'로 분전한 덕분에 4위 싸움의 불씨를 되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LG는 왜 홈에서 5연패에 빠진 것일까. 기본적으로 경기력이 안 좋았기 때문에 패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홈팬들에 대한 지나친 부담감도 하나의 이유라는 지적이다.
LG는 시즌 초 연전연승을 달리며 6월 초까지 줄곧 2위를 지켰다. 그러나 6월 중순부터 급격히 팀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연패에 빠지며 지난 8월에는 청문회 사건이 시작됐다. 8월 8일 광주 원정을 떠나기 전에 시작된 LG팬들의 청문회 요구는 14일과 18일에도 이어졌다.
18일에는 마침내 박종훈 감독과 주장 박용택이 팬들 앞에서 사과를 했다. 선수들은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선수들은 그날의 일을 잊지 못하고 있다.
홈 경기라면 마음이 편해야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지면 또 청문회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을 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부담감을 갖고 있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분명히 선수들 마음속에는 부담감이 크다.
모 선수는 "타석에 들어설 때에도, 수비를 할 때에도 가끔 8월 18일 일이 생각난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지만 나도 모르게 두려운 마음이 든다. 인터넷 댓글에 개인 홈페이지까지 내에 대한욕설만 난무할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고 말한다.
LG는 이제 25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그 가운데 홈 경기가 무려 17경기나 된다. 박종훈 감독은 4강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5할 승률을 예상한 만큼 66승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은 경기에서 14승11패를 기록해야 한다. 사실상 홈에서 17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이끌어내느냐가 4위 탈환과 맞물려 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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