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몸은 문제없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이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류현진은 지난 2일 대전 넥센전에 한 달 만에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이날 경기부터 불펜에 대기했다. 그리고 0-0으로 팽팽히 맞선 6회 2사부터 마운드에 투입됐다. 한대화 감독은 "그저께 라이브피칭을 보니 공이 괜찮더라. 이왕 쓰는 것 중요할 때 쓰겠다"고 공언했다. 류현진도 "그동안 아주 잘 쉬었다. 이제 통증은 없다"고 자신했다.
류현진은 지난 6월28일 문학 SK전에서 왼쪽 등 견갑골 통증이 처음 발견됐다. 이전 투구에서 강속구 위주로 힘의 피칭을 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왔다. 이후 두 달 동안 두 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야했다. 지난달 2일 대전 롯데전에서 견갑골 통증이 재발돼 한 달간 재활군에서 몸을 추스르는데 집중했다. 프로 데뷔 후 가장 오랜 기간 휴식기. 하지만 낙천적인 류현진은 "불안감은 전혀 없었다. 정말 잘 쉬었다"며 웃어보였다.

그리고 이날 다시 돌아온 마운드에서 예의 위력을 뿜어냈다. 구원등판 결과는 1⅓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7회 2사 후 지석훈에게 볼넷, 김민우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2·3루 득점권 위기에도 몰렸지만 류현진의 진가는 위기에서 나타났다. 득점권에 주자를 둔 류현진은 장기영을 상대로 최고 149km 직구를 뿌리며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이날 류현진은 23개 공 중에서 15개를 직구로 던졌는데 평균 구속은 144.5km. 145km 이상 강속구만 8개로 1차 복귀 때 최고 145km를 찍은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구위가 좋았다.
명투수 출신이자 투수 조련의 대가로 유명한 넥센 김시진 감독도 류현진에 대해 "남의 팀 투수라 함부로 언급하기 쉽지 않다"고 전제한 뒤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현진이가 몸 관리하는 것을 보니 빨리 적응하더라. 투구폼과 스로잉이 다른 투수들보다 부드럽고, 힘 조절을 알아서 잘하기 때문에 한 달간 공백이 있어도 잘 극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투수코치로 류현진을 지도한 바 있다. 당시 류현진은 시즌 막판 팔꿈치 피로누적으로 9월 이후 시즌을 접고 아시안게임을 대비했었다.
김 감독은 "현진이는 직구만 계속 던지는 스타일이 아니다.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유인하고 결정적일 때 몸쪽으로 직구를 팍하고 넣는 스타일이다. 계속 직구로만 피칭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알아서 잘 조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류현진은 첫 타자 코리 알드리지에게 3구 모두 직구로 승부한 뒤 직구·체인지업·커브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맞춰 잡았다. 김 감독 말대로 8회 1사에서 허도환을 상대로 바깥쪽 체인지업 2개로 카운트 잡은 뒤 3구째 결정구로 직구를 던져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위력을 떨쳤다.
경기 후 류현진도 "몸의 밸런스와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스피드는 나왔지만 제구는 조금 더 신경써야 할 것 같다. 남은 경기 중간과 선발 가리지 않고 언제든 출격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오늘 경기를 통해 이제 부상은 다 나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음 선발 로테이션부터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다음 등판부터는 현진이 원래 모습대로 돌아올 것 같다"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불펜으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른 류현진. 이제 다음은 선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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