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쇼트~롱…조광래호 춤추는 '만화축구'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09.03 07: 16

한국축구가 월드컵 본선 8회 연속 진출을 위한 첫 관문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대표팀은 지난 2일 저녁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1차전 레바논과 경기서 6-0의 대승을 거뒀다.
레바논,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 3팀과 한 조에 속한 한국은 지난달 한일전서 당했던 0-3의 참패를 딛고 공격축구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경기에 그대로 나타났다.
조광래 감독은 컨디션과 경기력 저하가 우려된 박주영(아스날)과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선발 출전시켰다.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둘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박주영은 조광래 감독의 낮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물론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 레바논의 수준이 워낙 떨어졌기 때문에 칭찬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광래 감독이 원하는 공격축구의 흐름을 탄 모습이었다.

경기를 마친 조광래 감독의 얼굴은 밝았다. 한일전 완패에 대한 부담감을 모두 떨쳐 버리고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예전의 팀으로 돌아온 것 같다"면서 "오늘 경기를 계기로 예선 매 경기마다 우리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 공격의 핵심은 역시 박주영. 지동원(선덜랜드)과 구자철도 충분히 제 몫을 했다. 주전들이 대표팀에 복귀하면서 짧은 패스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경기의 주도권은 한국이 움켜 잡았다.
조광래 감독은 레바논을 상대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을 더욱 독려했다. 단순히 경기에 대한 승리가 아니라 납득할 수 있는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는 모습이었다.
 
조 감독의 독려에 선수들의 움직임은 춤을 췄다. 짧은 패스 연결부터 롱패스 연결까지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중요한 것은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는 것. 승부가 일찍 결정됐지만 대표팀은 끊임없이 공격을 펼쳤다. 짧지만 정확한 전진패스로 이뤄진 '만화축구'를 추구하는 조광래 감독의 의중에는 이날 경기가 대부분 부합했다.
첫 단추를 잘 뀄다.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예년의 모습을 되찾은 조광래호가 어떤 발전을 이루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표팀은 오는 7일 오전 2시 벌어질 쿠웨이트와 2차전을 위해 레바논전 직후 심야 항공편을 이용해 현지로 떠났다.
 
한편 쿠웨이트는 3일 새벽 열린 UAE와 1차전 원정 경기서 3-0으로 앞서다 막판 추격에 고전한 끝에 3-2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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