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김혁민, "아직 제구가 만족스럽지 않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9.03 07: 02

"제구가 만족스럽지 않다".
한화에게 지난 2일 대전 넥센전은 사활이 걸린 한판이었다. 다시 최하위로 추락하느냐 마느냐 명운이 걸린 경기. 선발은 5년차 우완 투수 김혁민(24)이었다. 김혁민은 6회 2사까지 5⅔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넥센 타선을 꽁꽁 묶었다. 승리투수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경기 초반 숱한 위기를 넘긴 김혁민의 투구가 없었다면 이날 연장 11회 1-0 끝내기 승리는 불가능했다.
이날 김혁민은 매회 주자를 내보내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위기 때마다 과감한 직구로 승부했다. 바깥쪽 직구에 넥센 타자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이날 김혁민은 득점권 위기에서 넥센 타자들을 9타수 무안타로 봉쇄했다. 삼진 4개를 주자가 득점권에 있는 상황에서 잡아낸 것. 최근 3경기에서 김혁민은 18⅔이닝 동안 탈삼진 23개를 기록하고 있다.

김혁민은 "아무래도 주자가 나가 있으면 무조건 잡아야 하니까 세게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청주 삼성전에서 12개 삼진을 잡은 뒤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청주 삼성전에서 김혁민은 데뷔 후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 12개로 맹위를 떨쳤다. 최근 탈삼진 증가에 대해 그는 "나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타자들이 그냥 속아주는 것 같다"며 스스로도 의아해 했다.
기본적으로 김혁민은 직구가 위력적인 투수. 떨어지는 반포크볼도 결국 위력적인 강속구를 기본적으로 던지기 때문에 훨씬 위력적이다. 2일 넥센전에서도 김혁민은 87개 공 중에서 직구(65개)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외 반포크볼(9개)·슬라이더(7개)·커브(6개)를 적절히 섞어던졌다. 그는 "가운데만 보고 던진다는 생각으로 한다. 그래서 직구 제구가 날카롭게 잘 된 듯하다"고 말했다.
성남서고 시절부터 김혁민은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187cm라는 큰 키에서 꽂는 강속구가 일품이었다. 투구시 팔 스로잉이 빠르고 부드럽다. 한화 안방마님 신경현은 "볼에 힘이 있다. 직구만 놓고 보면 (류)현진이보다 낫다"고 할 정도다. 그러나 김혁민은 돌직구의 위력을 100% 살리지 못했다. 고질적으로 따라다니는 제구난 때문이었다.
거의 풀타임으로 뛰었던 지난 2009년 김혁민은 116⅔이닝 동안 탈삼진 85개와 맞먹는 사사구 81개를 기록했다. 9이닝당 사사구가 무려 6.3개. 신경현은 "혁민이 직구는 정말 위력적이지만 아직 멀었다. 일단 제구가 되어야 한다. 제구만 되면 타자들이 정말 치기 어려운 공"이라며 "제구가 안 되면 스트라이크를 넣어야 하는 상황이 오는데 타자들도 결국 노리고 들어오게 된다. 반대로 제구가 되면 변화구도 던질 수 있고 타이밍도 뺏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김혁민은 106⅔이닝 동안 89탈삼진을 잡으며 사사구 45개로 줄였다. 9이닝당 사사구는 3.8개로 줄었다. 김혁민은 "아직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다. 제구가 들쭉날쭉하다. 솔직히 볼 스피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보다 힘을 빼고 제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혁민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